"양성 나오면 손해 막심, PCR검사 안 받을래"...'샤이 오미크론' 많아져
[nbn시사경제] 이원영 기자
서울 은평구에서 미장원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45) 씨는 얼마 전 감기 기운이 있어 자가검사키트로 검사를 했더니 양성이 나왔다. 인근 병원에서 PCR 검사를 받았더니 코로나 양성으로 나와 일주일간 자가격리(재택치료)를 해야 했다.
집에 있는 동안 약한 감기 증상이 이틀 정도 보인 것 외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었다. 박씨는 고객들로부터 왜 가게를 열지 않았냐고 전화를 받을 때마다 "죄송하다. 코로나 확진이 나와서 문을 닫았다"는 말을 연거푸 해야했다. 박씨는 "자가격리를 일주일 한들 달라질 게 뭐가 있을까, 내가 왜 미안해해야 하는지 회의가 든다"며 "차라리 PCR검사를 받지 않을 걸 그랬다"고 후회했다.
종로구에서 분식집을 하는 정모(60) 씨는 미열 증세가 보여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더니 양성이 나오는 바람에 함께 일하는 동료들도 쉬게 하고 일주일을 문을 닫았다.
정씨는 "요즘 오미크론의 위험도가 감기나 독감 수준이라고 하는데 감기 걸렸다고 일주일씩 문닫고 생계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 맞나 싶다"며 "차라리 검사를 받지 않았다면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갈 일이 아니었다"하는 생각도 든다.
자가검사키트로 검사가 용이해지면서 PCR검사나 신속항원검사를 받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일일 확진자도 40만 명을 넘길 정도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검사 3명 중 한 명꼴로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이런 검사를 굳이 계속하고 숫자를 발표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회의론도 커지고 있다.
특히 확진이 되면 무조건 7일간 재택치료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일을 계속해야만 하는 일인 근로자나 영세업자들에게는 경제적으로도 많은 타격이 되면서 증상이 있더라도 아예 PCR검사를 받지 않겠다는 소위 '샤이 오미크론'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취업준비생인 강모(27) 씨는 "괜히 검사 받았다가 양성 나오면 학원 공부도 하지 못하고 피해가 많다"며 "내 친구들은 대부분 굳이 검사 받아서 확진자 낙인 찍히거나 시간 낭비하기 싫다며 검사를 안 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처럼 PCR검사에 대한 기피와 회의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검사 시스템을 유지하면 양성자가 사라지는 날은 영원히 없을 것"이라면서 "양성이라고 무조건 자가격리 시키는 방역 방식은 이제 재고 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PCR검사 자체를 중단하고 증상이 심한 환자 중심으로 병원 치료가 되어야 하고 나머지는 감기처럼 일상생활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