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앱 사용자, 2달 만에 113만명 급감
거리두기 해제, 음식값 증가, 배달비 인상이 감소 원인으로 꼽혀
[nbn시사경제] 김희선 기자
원자재 가격 상승이 외식물가으로 이어지는 데다 최근 배달비까지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이용자가 감소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사용자 감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치솟은 물가까지 배달 시장까지 덮쳤다. 고물가에 지갑 사정에 비상이 걸린 마당에 배달 서비스에 들어가는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안드로이드와 아이폰(iOS) 스마트폰 기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카테고리 사용자는 2336만 명을 기록해 2개월 전과 비교해 약 113만 명이 감소했다.
특히 배달 앱 사용자들은 두 개 이상의 어플을 선택적으로 이용하는 ‘멀티호밍’ 비중이 높아 100만 명 유출은 각 업체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지난달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쿠팡이츠 사용자 수는 각각 1994만 명, 765만 명, 450만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배달 플랫폼 사용자 감소 추세는 더 뚜렷하다. 배달의 민족은 지난해 5월 이후 1년 만에 다시 월간 사용자 수가 2000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요기요 사용자는 139만 명이 줄었고 쿠팡이츠에선 252만 명이 빠져나갔다.
업계에서는 어플 사용자 감소가 '거리두기 해제'를 가장 큰 원인으로 생각하고 '음식값의 증가', '높은 배달비'도 주문을 꺼리게 만드는 요소로 분석했다. 기업마다 속속 재택근무를 종료하고 사무실 출근을 시작하면서 가정마다 배달 건수가 줄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밀가루는 26.0%, 식용유는 22.7% 상승했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음식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는데 갈비탕, 치킨, 생선회, 자장면 등이 10% 이상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음식점들이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판매 가격과 같거나 더 높게 책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배달 음식에 대한 부담감은 그 만큼 커진 것이다.
최저주문비와 배달비 인상 이슈도 사용자 이탈에 한몫을 하고 있다. 배달원 1명이 주문 1건을 처리하는 ‘단건배달’ 이 증가하면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지난달 서울시 배달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월보다 5월의 배달비가 오른 음식점은 평균 11.6%였지만 단건배달의 경우 배달비 인상 업체가 40%를 웃돌았고, 인상폭은 많게는 2000원에 달했다.
배달비 책정에 있어 이용자와의 괴리가 이어질 경우 지속적인 이용자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포용성장 및 지속가능성 관련 외식업 분야 실태조사에 따르면 음식 2만원어치를 배달했을 때 이용자가 적정하다고 생각한 배달비 수준은 평균 1618원이었다
라이더 수급 부족 등의 문제로 배달비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많지만 업계에선 마냥 사용자 감소를 지켜볼수만도 없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사용자 감소가 지속되면 배달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에 배달의 민족은 최근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 서비스 지역 확장했다. 배민은 이달부터 세종시와 충남 천안, 아산 등에서 시범 서비스를 거쳐 다음달 19일부터 이 지역 단건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각 배달 플랫폼 업체들도 최근 사용자 감소세에 대해서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식당과 사용자, 라이더 등 생태계 구성 주체들이 만족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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