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12억→11억...석달 새 3억 추락 "급매가 급급매를 부른다" 

2022-09-08     이원영 기자

[nbn시사경제] 이원영 기자

아파트를 사겠다는 사람은 없고 사정 상 빨리 처분해야 하는 매도 희망자들은 늘어나면서 '거래 절벽'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급매가 급급매를 부르고 시세보다 한참 싸게 팔린 가격이 시세로 고정되는 가격 추락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몇 개월 사이에 수억 원씩 떨어지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면서 이런 흐름이 투매로 이어지며 더 가파른 가격 하락을 낳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올해와 내년에 걸쳐 수도권에 대규모 공급 물량이 나올 예정이어서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새 집에 입주하려는 매도 희망자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투매성 급매물이 쏟아질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런 흐름은 최근 부동산 거래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고덕지구 '고덕아르테온'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6일 14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시장에서는 이를 예외적인 급매물이라고 받아들였다. 그러나 지난 7월 26일에도 같은 평형이 14억8000만원에 거래돼 시세로 굳어졌다.

A부동산 중개인은 "한번 급매물이 소화되고 나면 매수 희망자는 그 가격보다 더 주고 사려고 하지 않는다. 특히 지금과 같은 매수주도시장(바이어스 마켓)에서는 급매물 가격보다 더 가격을 떨구려 하지 그 이상을 주고 사지 않기 때문에 한번 급매물이 팔리면 그 가격이 곧 시세로 정착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하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파크뷰자이' 전용 84㎡가 지난 6월 3일 14억500만원에 거래된 후 같은 달 14일 12억7500만원, 지난달 1일에는 11억5000만원, 16일 10억7000만원에 거래되면서 두 달 사이에 3억3000만원 가량이 하락했다.

B부동산 전문가는 "내년까지 집값이 하락할 것이란 심리가 퍼져 있는 데다 고금리에 부담을 느낀 매수 희망자들이 선뜻 구매에 나서기에는 리스크가 크다고 느끼는 시점"이라며 "이 때문에 시세가 앞으로 더 떨어지더라도 지금 매수 가격이 매력이 있다고 느낄 때 비로서 구매를 할 것이라 가격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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