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들 뿔났다..."현장 지휘한 일선 책임자만 입건하고 윗선은 책임 없나"

2022-11-22     이원영 기자
소방 노조 집행부가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태원 참사 수사를 성토하고 있다.(유튜브 영상)

 

[nbn시사경제] 이원영 기자

이태원 참사와 관련, 수사 당국이 윗선에 대한 책임은 외면한 채 일선 책임자만 겨냥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소방대원들이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소방노조는 22일 오전 서울경찰청 마포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짜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 희생자에 대한 최고의 추모다”라며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윗선’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다.

이들은 특수본에 10만장의 서명지를 전달하며 “10·29 참사 때 누구보다 먼저 와 끝까지 현장을 지킨 말단의 소방 지휘관은 속전속결로 입건하더니 현장에 나타나지도 않은 지휘관은 아직도 법리 검토 중인지 묻는다”고 주장했다.

이승현 전공노 소방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지금 특수본의 수사 방식은 죄가 될 때까지 상황을 끼어맞추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문을 지울 수 없다”며 “재난 현장을 미리 예견하고 그 곳에 위치하지 못했다는 게 죄가 된다면 우리(소방관)는 영락없이 죄인”이라고 말했다.

전호일 전공노 위원장은 “이번 참사와 관련해 이 장관에 대한 사퇴와 처벌 그리고 하위직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에 대해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 중이다”라며 “이 장관이 이를 막기 위해 몇 차례에 걸쳐 공문을 발송하고 ‘무조건 막아라’라고 하는 등 협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공노 소방본부는 지난 15일부터 ‘7만 소방관 지키기 범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해 시민 15만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달 30일까지 서명운동을 연장해 “국민의 목소리를 더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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