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전세가 5억으로...'서울 전셋값' 10년 만에 최대 낙폭
내년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집값 하락 견인할 듯
[nbn시사경제] 이원영 기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매주 1% 넘게 하락하고 매물도 5만5000건을 넘었다.
전셋값 하락은 집값 하락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의 12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1.13% 하락했다. 한 주 전 -1.08%에 비해 하락폭이 확대됐다. 이는 부동산원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최대 낙폭으로 나타났다.
세종(-1.51%), 인천(-1.36%), 경기(-1.22%), 대구(-1.12%) 등도 한 주 하락률이 1%를 넘어서는 등 전셋값 하락세가 전국적으로 번졌다.
서울에서는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외곽 지역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겨울방학 이주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전세매물 적체상황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거래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현 상황을 짚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출금리 인상에 따라 전세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전세를 포기하면서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이 전셋값 하락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주택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보증금을 떼일 우려가 큰 '깡통전세'에 대한 걱정도 전세를 기피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지난 22일 기준 5만5490건으로 두 달 전 4만6284건에 비해 19.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토막 전셋값도 나왔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는 지난해 9월 전세금 10억원까지 거래됐으나 현재 4억5000만원의 급전세 물건도 나와 있다.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3단지 전용면적 64㎡는 지난해 11월 전세금 7억7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최근 4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A부동산 컨설턴트는 "내년까지 입주 물량도 대거 쏟아지는 데다 고금리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없기 때문에 전세 수요는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없다"면서 "전세가격 하락은 당분간 계속되면서 이런 분위기로 집값도 당연히 하방 압력을 계속 받으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qidos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