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40% 파격 인상한 유니클로 일본 본사 '패스트리테일링'
[nbn시사경제] 임소희 기자
유니클로의 일본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이 직원들의 연봉을 파격 인상하기로 했다. 일본이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인재를 영입하고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임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패스트리테일링은 이날 8400명에 달하는 일본 내 정규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오는 3월부터 최대 40% 수준의 임금 인상을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졸 신입사원 월급은 종전 25만 5000엔에서 30만 엔으로, 신임 점장의 월급은 29만 엔에서 39만 엔으로 뛴다.
또 패스트리테일링은 기본급 외에 직급이나 근무지에 따라 수당을 지급하던 종전의 보수 체계도 개편하기로 했다. 업무 성과와 사업에 대한 기여도를 기반으로 책정된 등급을 기준으로 기본급과 상여금이 산정될 전망이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이미 지난해 가을부터 파트타임 직원 4만여 명의 시급을 10~30% 인상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이 회사 인건비는 지난해보다 약 1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패스트리테일링은 20여 년 전 실적 등에 따라 등급을 나눠 현재 급여체계를 결정했다. 이후 기본급을 포함해 이렇게 전면적으로 임금 인상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패스트리테일링의 임금 인상은 주요 선진국보다 일본 임금이 낮아 해외 인재 유출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일본에서 근무하는 패스트리테일링 정규직 직원의 평균 연봉은 959만 엔으로 일본 소매업체 중에서는 높은 편이다. 하지만 종합상사나 외국계 기업에 비해서는 낮다. 지난해 12월 기준 일본 기업 관리자급의 평균 연봉은 전년 대비 10% 감소한 9만 6374달러였다. 이는 미국의 약 절반 수준이었으며 독일보다도 50~60% 낮았다.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일본 상장 기업 3213개사의 2021년 기준 평균 연봉은 약 605만 엔으로 900만 엔이상인 곳은 110개사에 그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글로벌 기업들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임금을 올려야 할 필요가 있다며 패스트리테일링의 대대적인 급여 인상이 다른 일본 기업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제 성장을 위해 기업의 임금 인상을 독려하고 있는 일본 정부는 패스트리테일링의 결정을 환영하고 있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임금을 올리겠다는 보도가 잇따르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물가 상승에 지지 않는 임금 인상을 계속해서 실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2020231147@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