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26년만에 국내에 전기차 공장 짓는다
-17차례 걸친 노사협상 끝에 합의
[nbn시사경제] 노준영 기자
기아차가 노사 합의에 따라 26년 만에 국내에 전기차 공장을 신설한다.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사는 지난 13일 고용안정소위원회를 열고 경기도 화성에 PBV(목적 기반 차량) 전기차 전용 공장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노사는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생산 규모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갈등을 빚던 생산 규모는 노조의 요구인 연 20만 대로 결정됐다. 다만 공장 착공은 회사 원안대로 연 10만 대로 하되 이후 20만 대 이상으로 생산량을 늘리는 데 합의했다.
그동안 기아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등을 고려해 연 10만 대 생산 규모로 공장을 짓고 상황에 따라 15만 대까지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제안했다.
업계에서는 사측이 노조에 상당 부분을 양보한 합의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사측은 10만 대를 기본으로 하되, 시장 상황에 맞춰 설비 능력을 확대하자는 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 측이 20만 대 이상을 문구에 담아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면서 결국 최종 합의는 20만 대로 이루어졌다.
새 공장의 고용 인원도 대폭 확대됐다. 사측은 578명을 제시했지만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여 876명으로 확정했다. 또한 화성 내 파워일렉트릭 모듈 등 전동화 부품의 조립 생산을 추진하고 이와 관련해 향후 고용소위를 진행한다는 내용도 합의안에 포함됐다.
이번 합의로 기아는 1997년 화성 3공장 이후 26년 만에 국내 신공장을 세우게 됐다. 신공장은 올해 3월 착공에 들어가 2025년 7월 첫 전기 목적기반차(PBV) 생산이 목표다.
기아 노사는 공장 완공 후 2025년 7월부터 중간 사이즈 PBV인 SW를 양산하기로 했다. 우선 10만 대 규모로 생산하며 SW 등 PBV가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잡으면 20만 대 이상으로 이를 늘릴 방침이다. 아울러 기아는 오토랜드 화성 내에서 파워 일렉트릭(PE) 모듈을 포함한 전동화 모듈 부품도 생산할 계획이다.
전기 PBV는 로보택시, 무인 화물 운송, 이동식 사무실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미래 이동 수단이다. 기아는 PBV가 새 모빌리티 수단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관련 차량은 물론 솔루션 개발에 나서고 있다.
기아는 지난해 5월 발표된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전환 계획에서 2030년까지 세계 1위 PBV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shwnsdud_12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