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3분의 2가 하락 거래
[nbn시사경제] 김희정 기자
역전세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3건 중 2건은 이전 거래 대비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비중은 2020년 8월 제도 도입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2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조사 대상 5138건 중 67.3%에 해당하는 3459건이 종전보다 낮은 하락 거래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동일단지·동일면적에서 전세(보증부 월세 제외) 계약이 1건이라도 체결된 거래의 최고가격을 비교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한 것은 계속된 고금리 여파로 전세자금대출 이자가 치솟으면서 전세 수요가 급감한 영향이다. 특히 신규 입주 단지가 많은 지역에서 하락 거래 비중이 높았다. 지난달 말 3375가구 규모 ‘개포자이 프레지던스’가 입주한 강남구의 하락 거래 비율이 74.5%로 가장 높았고 재건축이 본격화된 목동이 포함된 양천구가 73.9%로 뒤를 이었다. 지난달 1772가구 규모의 ‘흑석리버파크 자이’가 입주를 시작한 동작구도 전세 거래 중 71.9%가 하락 거래였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새 아파트 입주로 이들 신축 단지에서 싼 전세매물이 쏟아지자 인근 아파트 전셋값도 약세를 보였다"며 "특히 재건축 추진 단지나 갱신계약이 이뤄진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직전 분기보다 낮게 계약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동구와 관악구, 동대문구, 용산구 등도 하락 거래가 70%를 넘었다. 반면 강북구와 종로구는 하락거래가 각각 51.3%, 52%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금액대별로는 고가 전세 거래가 줄고 저가 전세 거래는 늘었다. 올해 서울 아파트 1분기 전세 거래 2만 9668건 가운데 보증금 4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은 45.5%로 직전 4분기에 비해 7.8%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비해 6억 원 초과∼9억 원 이하 중고가 아파트 전세 거래는 지난해 4분기 21%에서 올해 1분기 16.7%로 4.3%포인트, 9억 원 초과 고가 아파트는 10.2%에서 6%로 4.2%포인트 각각 감소했다. 지난해보다 올해 전셋값이 하락한 데다 고금리 여파로 대출 부담이 적은 저가 아파트 거래가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ods0505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