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 남부, 바닷물이 목욕물만큼 뜨거웠다

2023-07-26     강지원 기자
산호초가 하얗게 탈색되며 죽어가고 있다(사진출처=SBS 유튜브 캡처)

 

[nbn시사경제] 강지원 기자

미국 플로리다 남부 바다의 수온이 이틀 연속 섭씨 38도 안팎을 기록했다.

현지시각 25일 미 국립해양대기청(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 NOAA) 산하 국립 데이터부표센터(National Data Buoy Center, NDBC)에 따르면, 24일 오후 5시 기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남쪽으로 약 64㎞ 떨어진 매너티베이의 수심 1.5m에 있는 한 부표에서 측정된 수온이 38.4도(화씨 101.1도)를 기록했다.

23일 밤에도 순간 섭씨 37.9도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비공식적인 최고 수온은 쿠웨이트만의 섭씨 37.6도였으나, 이번 기록은 이를 훌쩍 뛰어넘는 수온이다.

기상학자 제프 마스터스는 “오늘 매너티 베이에 몸을 담그는 것은 뜨거운 욕조에 몸을 담그는 것과 같은 경험이었을 것”이라며 “이 물은 지구상에서 기록된 것 중 가장 뜨거운 물 중 하나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표가 육지 근처에 있고 수온에 기여한 유기물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 기록은 무효가 될 수 있다”면서도 “세계 기록은 아니더라도 여전히 의미 있는 지표”라고 했다.

기상학자와 환경단체들은 최근 플로리다 남부 해상의 이례적인 수온 상승 현상에 의해 바다 산호 생태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NOAA 연구원 앤드류 이바라는 워싱턴포스트과의 인터뷰를 통해 “키 해역의 산호초 전체가 완전히 표백된 상태였다”며 “일부 산호는 심지어 죽어 있었다”고 밝혔다.

현지시각 지난 21일, 비영리단체 산호초복구재단(Reef Restoration Foundation, RFF)은 “역사적인 폭염이 플로리다에서 산호 폐사를 촉발하고 있다”며 “수온이 치솟으면서 플로리다의 키 국립 해양보호구역 내 산호 개체수의 손실이 놀라운 현실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단체는 현지시각 지난 20일, 이 단체가 그간 산호초 복원 활동을 해온 마이애미 남부 해상의 솜브레로 지역을 탐사한 결과, 이 지역의 산호초가 전부 폐사한 것을 확인했다고 전한 바 있다.

pinkkang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