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공사비 갈등에 '표준계약서' 도입한다

2024-01-24     강상구 기자
앞으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할 때, 시공사와의 계약 체결 전까지 시공사는 조합에 공사비 세부내역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사진=YTN 뉴스 영상)

[nbn시사경제] 강상구 기자

조합과 시공사의 공사비 갈등으로 정비사업이 지연되는 사례가 속출하자, 정부가 표준계약서를 배포했다. 시공사는 계약 체결 전 조합에 공사비 세부 내역을 제출하고, 설계 변동과 물가 상승 등의 이유로 공사비를 올릴 때 표준계약서에 제시된 기준을 활용해 분쟁을 예방하자는 취지다.

국토교통부는 23일 조합과 시공사가 공사계약을 체결할 때 활용하는 ‘정비사업 표준공사계약서’를 지방자치단체와 관련 협회 등에 배포한다고 밝혔다. 전국 단위의 정비사업 표준계약서가 배포되는 것은 2010년 건설교통부(현 국토부) 표준계약서가 폐지된 이후 14년 만이다.

그동안 정비사업에서 공사비의 세부 구성내역 없이 공사비 총액으로만 계약을 체결해 설계변경 등으로 시공사가 증액을 요구할 때, 조합은 해당 금액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어려워 분쟁이 발생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났다.

이에 공사비 총액을 바탕으로 시공사를 선정하되, 계약 체결 전까지 시공사가 세부 산출내역을 제출토록 하고 계약 체결 시 이를 첨부해 공사비 근거를 명확히 할 방침이다.

설계 변경과 물가변동에 따른 공사비 조정 기준도 표준 계약서에 담긴다. 새 표준공사 계약서엔 설계 변경 시 추가되는 자재가 기존 혹은 신규 품목인지 등에 따른 단가 산정방법이 제시된다. 물가변동을 공사비에 반영할 땐 국가계약법에 따른 지수조정률 방식을 따르기로 했다. 현재는 소비자물가지수 변동률을 적용하는데, 음식 의류 등 주로 소비품목이 많아 건설공사 물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 한계로 꼽혀왔다.

다만 표준계약서는 법적 강제가 아닌 권고사항이라 현장에서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사비 분쟁 완화 효과를 보려면 표준계약서를 기본으로 한 변형양식이 활용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표준계약서 활용을 적극적으로 권고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도 관건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른 관급공사, 민간 도급계약서도 건설산업법에 표준계약서 사용을 권장하는 형태로 돼 있어 강제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다만 지자체가 널리 계약될 수 있도록 유도해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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