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졸음 쏟아진다면...춘곤증 아닌 ‘수면무호흡증’ 의심
[nbn시사경제] 이점석 기자
완연한 봄이 되며 따스한 햇살에 잠이 솔솔 오는 경우가 많다. 자주 피곤해지고 오후만 되면 졸리며 업무에도 의욕을 잃곤 한다. 단순한 춘곤증으로 여길 수 있지만 수면 습관에 문제가 없는지 함께 점검해야 한다. 밤에 자다가 숨을 쉬지 않는 ‘수면무호흡증’은 주간 졸림증을 유발할 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고혈압과도 연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2019년 8만 3000명에서 2022년 11만 3000명으로 늘었다. 남성 9만명, 여성 2만 3000명으로 남성 환자가 훨씬 더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40대, 30대 순으로 환자가 많았고, 50대, 60대 중장년층이 뒤를 이었다.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 환자 대부분은 비강(코 안의 빈 곳)에서 시작돼 인후두까지 이어지는 구조인 상기도의 공간이 좁아지는 증상이 있다. 비만으로 목 부위에 지방이 축적되거나 혀, 편도 등의 조직이 비대해진 경우에도 목 안의 공간이 줄어든다. 또한 턱이 비정상적으로 작거나 목이 짧고 굵은 사람에게서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동양인은 정상 체중이어도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서양인에 비해 골격 구조가 작아 체중이 약간만 증가해도 숨 쉬는 길이 막힐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성은 폐경 전후로 호르몬 변화가 생겨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성별과 관계없이 나이가 들면서 상기도 근육의 조절기능이 약해져 노화의 증상으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난다.
수면무호흡증은 업무의 효율을 많이 떨어뜨리고 졸음을 불러 일으킨다. 수면 중 반복되는 무호흡은 저산소증을 유발해 전신적 염증 물질을 증가시켜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률을 높인다. 최근에 혈압이 높아졌거나 기존에 고혈압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수면무호흡증의 동반 가능성이 높다. 또한 수면무호흡증은 부정맥, 폐동맥고혈압, 뇌졸중, 인지기능장애 등과도 연관성이 높다.
수면무호흡증이 심하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 머리가 아프거나, 잠을 충분히 잤음에도 개운하지 않고 피곤한 경우가 많다. 낮에 업무를 볼 때 집중하기 어렵고 졸린 증상이 있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야간 빈뇨, 식도역류, 과다 발한, 심한 잠꼬대 등도 나타날 수 있다.
스스로 증상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주변 사람으로부터 코골이가 심하다거나 무호흡이 나타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주간에 얼마나 졸리는지에 대한 문진을 통해서도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의 심한 정도를 파악한다.
정확한 수면 평가를 위해서는 수면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병원에서 하룻밤을 자면서 수면의 전 과정을 조사하며 호흡, 맥박, 코골이, 뇌파 등을 측정한다. 기도의 폐쇄 부위를 확인하기 위해 비인두 섬유경을 이용해 직접 관찰하거나 방사선 투시 검사를 통해 확인한다.
세란병원 신경과 김진희 과장은 “수면무호흡증은 자는 동안 10초 이상 숨이 멈추는 증상이 반복되는 질환으로 한시간에 다섯 번 이상 무호흡 증상이 나타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한다”며 “코골이가 심한 상태로 숨을 거칠게 쉬다가 조용해졌다가도 다시 시끄럽게 호흡이 시작되면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수면무호흡증이 심하면 낮게 유난히 졸린 증상을 호소하고 집중하지 못하며 당뇨,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과도 연관이 크다”며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면 수면검사를 통해 적절한 진단 및 치료해야 하며, 재발을 막기 위해 음주와 흡연을 삼가고 체중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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