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공탁 악용 방지, 관련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nbn시사경제] 김채원 기자
‘기습공탁’과 ‘먹튀공탁’으로 불리는 형사공탁제도의 악용을 차단하기 위한 법적 장치가 마련됐다. 국회는 형사공탁 시 피해자의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와 공탁금 회수 제한을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및 「공탁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개정으로, 형사사건에서 피고인이 판결 직전 피해자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탁금을 걸어 감형을 유도하는 행태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개정된 「형사소송법」에 따라, 형사공탁 시 법원은 피해자의 의견을 반드시 들어야 하며,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유족의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 다만, 피해자의 의견을 듣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는 예외가 인정된다.
또한, 피고인이 감형을 받은 후 공탁금을 몰래 회수하는 '먹튀공탁'을 막기 위해 「공탁법」도 개정됐다. 이번 법안은 형사공탁금 회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피해자가 공탁금 회수에 동의하거나, 확정적으로 수령을 거부한 경우, 그리고 무죄판결이나 불기소결정(기소유예 제외)이 내려진 경우에만 회수를 허용하도록 했다.
법무부는 이번 개정안이 형사공탁제도의 악용을 방지하고, 피해자의 재판 절차 진술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피해자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양형이 이루어지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형사사건에서 피해자의 권리를 더욱 충실히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공포된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난 시점에 시행되며, 개정된 규정은 법 시행 이후의 형사공탁 사건에 적용될 예정이다.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이번 개정안은 그동안 피고인이 법적 허점을 이용해 부당한 감형을 받아왔던 문제를 해결하고, 공탁금 회수에 관한 규정을 명확히 함으로써 형사공탁제도의 공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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