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서예가 “오늘도 붓을 들 수 있어 행복하다”
붓을 들면 일필휘지(一筆揮之)로 작품을 완성하는 왕성한 활동력 보여
[nbn시사경제] 강상구 기자
서예는 글씨를 붓으로 쓰는 예술이다. 하지만 단순한 붓글씨로서의 서예를 넘어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팔순의 서예가는 “오늘도 붓을 들 수 있어 행복하다”라고 말한다.
지운(志雲) 김선우(金宣玗) 작가는 팔순의 나이에도 붓을 들면 일필휘지(一筆揮之)로 작품을 완성하는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주고 있다.
김선우 작가는 어린 시절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여유로운 가정환경과 늘 자상한 부모님의 보살핌으로 당시에는 꿈꾸기 어려웠던 도시로 유학을 떠나 고등교육까지 받으며 성장 했다.
김 작가는 결혼 후 남편의 꿈을 세워주고 시댁의 어려운 형편을 타개하기 위해 학창 시절 배웠던 것을 발판 삼아 옷을 만들어 파는 일을 시작했다.
김선우 작가는 일을 시작하면서 하루 3시간 이하의 쪽잠을 이어가며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어느 정도의 생활 기반을 잡고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된 서예가 평생의 친구가 됐다.
김 작가는 아이들 학교에서 서예반을 모집한 가운데 학부모도 배울 기회가 있어 등록하면서 붓글씨의 기본을 배웠다.
김 작가는 붓글씨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서예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해 본격적으로 배워 보기로 마음먹고 호남 서예계를 대표하는 서예가인 학정(鶴亭) 이돈흥(李敦興) 선생을 찾아가 휘하에 들어 문하생이 된다.
김 작가는 서예를 배우기 위해 광양에서 광주까지 매일 고속버스를 타고 다니면서도 배움에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학정(鶴亭) 이돈흥(李敦興) 선생에게서 서예의 기본을 다지고 한자 서체인 전(篆)ㆍ예(隸)ㆍ해(楷)ㆍ행(行)ㆍ초(草)의 다섯 가지 서예 5체와 한글체를 배운다.
김 작가는 이런 가운데 예서체의 글씨에 매료되어 예서에 조예가 깊은 서예가가 있으면 전국을 마다치 않고 찾아가고, 중국 북경 방문 때에는 붓글씨에 관한 서적을 구입 해 와서 배우는 열정으로 자신만의 글씨를 만들어 낸다.
김 작가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서예의 이론을 정립하기 위해 방송통신대학교에 입학 했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공황장애를 극복하며 졸업할 때 총장상을 받는 기적 같은 일도 만들어 냈다.
아울러, 순천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교육을 수료하고 전주 강암서예관, 서예학연구관등 서예와 관련된 곳이라면 무조건 찾아가 보고 연구하는 열정을 이어간다.
이런 열정에 힘입어 “1987년 의재 허백련 추모 백일장 입선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 전라남도미술대전 초대작가, 광주광역시 미술대전 초대작가, 월간서예 초대작가, 전남서예전람회 초대작가, 무등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하고 광양 서예동호인 2대 회장, 광양 여류 연묵회장을 역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2023년도에는 전라남도에서 수여하고 예술인들의 최고 영예의 상인 ‘전라남도 명예 예술인상’을 수상해 명실상부한 최고의 서예 명인 탄생을 알렸다.
김선우 작가는 ”저의 서예 공부에 일등 공신은 남편이다. 묵묵히 곁에서 지켜봐 주고 응원해 줬던 남편이 있었기에 서예가로서 어느 정도는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항상 곁에서 응원해 줘서 몰랐는데 큰 상을 받고 나니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다“라며 눈시울을 적셨다.
김 작가는 “서예는 붓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정성을 표현하는 것이다”라며 “아호에 담긴 뜻처럼 백운산의 정기를 통해 붓을 들 힘이 다할 때까지 끝까지 노력하고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김 작가는 끝으로 “서예는 나의 모든 것이다. 성취감이 있고, 붓을 잡으면 삶의 활력이 생긴다”라고 말하고, “마지막 남은 열정이 도와준다면 서예를 시작하는 후학들에게 길라잡이가 될 수 있는 일을 찾아 정립해 나가고 싶다”라며 끝없는 열정을 나타냈다.
한편, 광양향교 유림대학에서 서예 강사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는 김선우 작가는 오는 12월 13일부터 15일까지 광양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팔순 기념으로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 “제가 기운이 없어서 지칠 때까지 해야죠“라고 말하는 작가의 말에 절로 존경에 마음을 담아 조용히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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