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노준영 기자
우리나라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에 최근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이러한 시장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기업들도 아낌없는 투자를 쏟아내고 있지만 이를 이끌어 나갈 반도체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관련 학문을 전문적으로 배울 대학교 학과도 부족할 뿐 아니라 반도체 생산 현장에 인력을 투입하려면 고도화된 교육이 필요하지만 현재 국내 사정은 녹록지 못하다.
기업체와 대학이 만든 채용 연계형 반도체 계약학과는 전국 3개 대학에 전체 정원은 170명 정도다. 해마다 1000명 이상이 필요하지만 국내 졸업생은 필요 인력의 10% 수준이다. 또한 반도체 기업 특성상 당장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은 석·박사 출신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발간한 ‘2021년도 산업기술인력 수급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반도체 산업기술인력 수는 9만9285명이다. 부족 인원은 1621명으로 부족률은 1.6% 수준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실시한 업계 간담회에 참석한 모든 반도체 기업들이 인력 부족 문제를 언급했다”며 “반도체 인력을 육성할 만한 전문 학과를 보유하고 있는 대학이 부족하고 졸업 후 석·박사 과정을 통해 좀 더 전문 교육이 필요한데 이 역시 업계에서 기대하는 수준만큼 올라오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반도체 인력 수급이 여의찮다 보니 기업들은 서로 더 많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기업들은 반도체 인력을 직접 양성해 영입하는 노력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대학과 연계해 반도체 학과를 만들어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각 기업 취업을 보장해 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기업 노력만으로는 인력 수요를 따라가기는 충분하지 않다고 업계는 호소한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분야뿐만 아니라 성장하고 확대되는 시장에서 인력부족 문제는 불가피하다”며 “기업 차원에서 인력을 육성하겠지만 한계가 있어 정부 차원의 정책을 요구하는 것이다”고 호소했다.
지난 2월 열린 ‘반도체 투자 활성화 간담회’에서 이정배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장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서 이기려면 우수한 전문인력이 필요하지만 반도체 고급인력이 양성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이고 과감한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반도체 인력 양산을 위해 올해까지 700여 명의 반도체 관련 대학 정원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반도체 전문 교육과정을 새롭게 만들어 해마다 1200명에 이르는 전문인력을 키워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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