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김희정 기자
13년 만에 최저로까지 떨어져 있는 원화가치가 무역 적자와 해외 자금의 증시 이탈 영향으로 1350원까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확산하고 있다.
2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313.24원으로 마감해 지난달 종가 1298.90원보다도 14.34원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이번 달 말까지도 현재 수준을 지속할 경우 원화가치는 월간 기준으로 5개월 연속 떨어지게 된다.
원화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약 10.4% 떨어져 아시아 주요국 통화 가운데 일본 엔화, 태국 바트화에 이어 수익률이 3번째로 낮다.
역대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선 것은 1997~1998년 외환위기, 2001~2002년 닷컴버블 붕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세 차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하반기까지 달러의 강세 요인이 우세하다며 원/달러 환율 고점을 135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경고했다.
25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원화 가치가 올해 말에 현 수준보다 약 3% 낮은 1350원까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그룹도 원화 가치가 3개월 이내에 135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의 무역적자에 주목했다. 13년 만에 최저로 떨어진 한국 원화 가치가 무역 적자와 해외 자금의 증시 이탈 영향으로 추가 하락을 전망했다. 한국의 무역적자는 올 상반기에만 100억 달러로 사상 최고에 이르렀고 코스피지수에서 해외 투자자들의 순매도 규모는 115억 달러에 달한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는 강달러의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 원화가치 하락은 수입 물가 상승을 부추겨 전체 물가 수준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통상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주요 수출국의 경기가 둔화하는 조짐이 뚜렷하고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수출 경기에 부담이 된다.
한편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글로벌 경기침체 위기 속에 고강도의 긴축카드를 꺼내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 6월 미국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두 자릿수인 11.3%를 기록했고 연준은 고물가를 잡기 위해 7월 26~2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연준의 0.75%p 기준금리 인상은 1994년 이후 최대 폭이다.
연준이 예상대로 '자이언트스텝(금리 0.75%p 인상)'에 나서면 또다시 한미 간 금리 역전이 불가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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