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상승에 라면 2분기 실적, 오뚜기·삼양은 웃고 농심은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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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상승에 라면 2분기 실적, 오뚜기·삼양은 웃고 농심은 울었다
  • 김희선 기자
  • 승인 2022.08.18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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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유지류·간편식 매출 증가"
삼양 "BTS효과와 수출국 확대·현지화"
농심 "24년만에 영업손실"
삼양, 농심, 오뚜기 매출 추이(출처 : MTN 유튜브 화면 캡처)
삼양, 농심, 오뚜기 매출 추이(출처 : MTN 유튜브 화면 캡처)

[nbn시사경제] 김희선 기자

국내 주요 라면 3사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엇갈렸다.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원가 상승 부담 속에서도 실적 개선을 이뤄낸 반면 업계 1위인 농심은 영업이익이 뚝 떨어지면서 실적이 악화했다.

17일 오뚜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진라면, 참깨라면 등 라면을 비롯해 각종 간편식이 주된 오뚜기의 2022년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4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2% 증가했다. 매출액은 7893억 원으로 18% 늘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영업이익 1068억 원, 매출액 1조 5317억 원으로 각각 23%, 14% 성장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유지류·간편식 등 주요 제품 매출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며 “매출 증가 대비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 비중이 전년과 비슷하게 유지되고, 원가 절감을 위한 노력들이 영업이익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연결기준 영업이익 273억 원, 매출 2553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삼양라면과 불닭볶음면 등 면스낵이 매출의 97.9%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삼양라면은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은 92%, 매출은 73% 각각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해외사업이 주 실적을 견인했다. 삼양식품의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 증가한 1833억 원으로, 분기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했다. 

수출국을 다양화하고 나라별로 불닭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것이 통했다. 중국, 동남아 시장 중심의 해외수출에서 미주, 중동, 유럽 등 아시아 이외 시장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전반적으로 증가했고, 하바네로라임불닭볶음면 등 현지 맞춤형 제품, 불닭소스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이와 함께 올해 물류난 완화, 고환율 등에 힘입어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상반기 수출액이 3000억 원을 돌파했다.

특히, 'K-매운맛'을 앞세운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매출이 급상승했다. 방탄소년단 지민이 불닭볶음면을 즐겨먹는 모습을 올려 '아미(방탄소년단 팬덤)'안에서 불닭볶음면 먹방을 하는 '매운맛 챌린지'가 유행을 하는 등 광고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에 지난 16일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SBS '식자회담'에 출연해 감사인사를 전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원가 상승 부담에도 영업력 강화, 환율효과 등에 힘입어 지난 분기에 이어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호실적을 거뒀다”며 “향후에도 해외시장 확대에 집중하는 한편 수익성 확보에도 힘써 내실 있는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삼양, 농심, 오뚜기 영업이익 추이(출처 : MTN 유튜브 화면 캡처)
삼양, 농심, 오뚜기 영업이익 추이(출처 : MTN 유튜브 화면 캡처)

반면, 농심은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올해 2분기 농심의 영업이익은 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4% 감소했다. 매출은 756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7% 성장했지만 국내 시장 부진이 수익성 악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30억원 적자전환했다. 농심이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1998년 2분기 이후 24년 만이다.

농심은 전체 매출 중 신라면, 안성탕면 등 라면 비중이 80%에 육박하는데 최근 원재료 값과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각종 경영비용이 올라 실적이 악화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에서 내수 비중이 수출의 10배 이상으로 '라면 수출 호황'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 또 해외 공장을 두고 현지에서 직접 라면을 생산하고 있다보니 환율 효과도 보지 못했다.

최근 이어진 달러강세 흐름도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방식의 삼양식품과 달리 농심은 공장 자체가 해외에 있어 환율 상승 효과를 보지 못했다. 라면류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도 약점으로 작용했다. 상반기 기준 농심 라면사업은 전체 매출의 78.9%를 차지하고 있다. 스낵은 14.2%, 음료는 5.4%에 불과하다.

농심 관계자는 “국제 원자재 시세의 상승과 높아진 환율로 인해 원재료 구매 단가가 높아졌으며, 이외 유가 관련 물류비와 유틸리티 비용 등 제반 경영비용이 큰 폭으로 상승해 매출액이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은 감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khs618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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