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김희선 기자
올해 들어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의 재고가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재고자산 총액은 사상 처음 50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보다 25.8%(10조 7078억 원) 늘어난 52조 922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재고자산이 50조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30.7%↑)을 비롯해 스마트폰과 TV·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DX부문(21.3%), 디스플레이 부문(21.8%)까지 전체 사업 부문에서 재고자산이 크게 증가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가 보유한 전체 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작년 9.7%에서 올해 상반기 11.6%로 뛰었다.
SK하이닉스도 비슷한 상황이다. 6월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 총액은 총 11조 8787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3.2%(2조 9621억 원) 증가했다. 총자산 대비 재고자산 비율은 작년 말 9.3%에서 6월 말 11.4%로 올랐다.
또한 TV와 IT 기기용 패널을 만드는 LG디스플레이의 재고자산 역시 작년 말보다 41% 증가한 4조 7225억 원을 기록했다. 총자산 대비 재고자산 비율은 8.8%에서 12.3%로 늘었다.
이에 기업들은 생산라인의 가동률을 낮추는 등 재고 정상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TV 등 영상기기 생산라인 가동률을 1분기 84.3%에서 2분기 63.7%로, 휴대폰 생산라인 가동률은 81.0%에서 70.2%로 각각 낮췄다.
LG전자 역시 수요 둔화에 따른 재고 관리를 위해 냉장고(127%→119%)와 세탁기(99%→81%), 에어컨(129%→108%) 등 주요 생활가전 제품의 2분기 가동률을 전 분기보다 낮췄다.
한편 재고는 쌓이는데 부품 값과 물류비는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원재료 매입 비용은 총 58조 521억 원으로, 전년 동기(46조 6039억 원)보다 25%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가격은 전년 평균 대비 58% 상승했다. 디스플레이 구동회로 부품인 연성인쇄회로조립(FPCA)와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가격은 각각 19%와 10% 상승했다. 반도체 웨이퍼 가격은 4% 올랐다.
LG전자도 상반기 원재료 매입에 20조 6590억 원을 지출해 전년 동기(17조 5411억 원)보다 비용을 18% 더 지불했다.
이는 글로벌 원자재 공급난으로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가전제품의 주요 원재료인 철강·레진·구리 가격은 올 상반기에 각각 22%·20%·40% 올랐다. TV 및 AV 부품용 반도체 가격도 전년 대비 43% 상승했으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제품의 주요 부품인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도 21%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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