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이원영 기자
검찰이나 수사관 등을 사칭하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이 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에는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일당에 속아 한 의사가 41억 원 넘게 사기 당한 일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의사 A씨는 서울중앙지검의 검사라는 사람의 전화를 받았는데 A씨의 계좌가 피싱 자금 세탁에 사용됐으며 이 때문에 70건 정도 고소장이 들어왔다는 내용과 함께 카카오톡으로 구속영장 파일을 받았다.
이어 수사에 협조하면 약식 조사만 한다는 말에 A씨는 메신저로 받은 링크를 눌러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했다.
이 앱은 경찰이나 검찰, 금융감독원 등 어디에 전화를 걸어도 범죄 조직이 받도록 설계된 것이었다.
A씨는 금융감독원에 전화를 걸어봤지만, 계좌가 자금 세탁에 활용됐다는 비슷한 답을 받으면서 이같은 정황이 사실인 것으로 믿게 됐다.
A씨는 범죄 연관성이 없으면 돈을 다시 돌려주겠다는 말을 믿고 대출금은 물론 예·적금, 보험, 주식 해약금까지 모두 이들 사기꾼들에게 넘겼는데 총 피해액이 41억원으로 역대 최다 금액이다.
경찰은 "전체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검찰이나 경찰 등 기관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발생 비중은 늘고 있다"며 "강압적인 목소리로 협박하고, 악성 앱을 설치하는 등의 교묘한 수법에 속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생활을 오래 해 상대적으로 자산이 많은 40대 이상이 큰 금액의 피해를 보는 일이 최근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영장이나 공문서는 SNS로 보내지 않으며 수사기관과 금융기관은 현금이나 계좌 이체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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