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김희선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수리남’이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넷플릭스 시청이 금지된 중국의 리뷰 사이트에서는 '수리남'에 대한 비판과 별점 테러를 벌이며 "중국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중국 최대 리뷰 전문 사이트 더우반에는 최근 ‘수리남’ 리뷰 페이지가 열리면서 현지시간 15일 오후를 기준으로 ‘수리남’에 별점을 남긴 네티즌은 약 2만명에 달하며 리뷰 댓글도 약 7800개가 달렸다.
해당 페이지에 중국 누리꾼들이 남긴 평점은 10점 만점에 7.0점으로 이는 최근 공개된 한국의 다른 작품들 사이에서도 낮은 편이다. 2021년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D.P’의 평점은 9.1점, 2022년 작품인 ‘소년 심판’은 8.7점 등을 기록한 바 있다.
중국 네티즌의 ‘수리남’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영화가 전체적으로 상당히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특히 두 주인공(하정우, 황정민)의 연기력이 압권이다. 라인업이 판타지 수준”이라며 극찬했지만, 소수에 불과했고, 대체로 “한국 감독의 한계”, “지루한 외설과 감출 수 없는 낮은 자존감”, “불쾌하고 썩어빠진 영화” 등의 악평이 많았다.
악평 중에는 드라마 스토리에 대한 불만과 더불어 ‘수리남’에 등장하는 중국인 캐릭터에 대한 비난이 주를 이뤘는데, 작품에는 마약 거래와 살인 등을 하는 일삼는 차이나타운 수장인 중국인 ‘첸진’(장첸 분)이 등장한다. ‘수리남’이 중국인 캐릭터를 통해 중국과 중국인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주인공이 중국 식당에 등장하는 장면을 캡쳐해 올린 뒤 “한국의 영화와 TV 산업이 중국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평가절하 하고 있다는 걸 반영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국적을 떠나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는 있지만, 중국에서의 한국 콘텐츠 불법 소비 여전함을 보여주는 가운데, 문제는 ‘수리남’이 중국에서는 수리남의 매체인 넷플릭스의 소비는 '불법'이다. 넷플릭스는 아직 중국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상태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지에서는 유튜브와 마찬가지로 VPN(가상사설망)으로 우회 접속하거나 불법다운로드를 통해 ‘수리남’에 접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리뷰사이트에 "4K 영상은 언제 나오느냐"라는 질문이 종종 보이는 것으로 보아 불법 스트리밍을 통한 시청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수리남' 공개 하루 만에 1~6화 전편이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수십 곳에 업로드되기도 했다.
국내외에서 호평 일색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역시 중국인들의 불법 시청으로 몸살을 앓았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우영우는 다른 해외 동영상 서비스 업체와 판권 계약을 맺지 않아 넷플릭스를 제외하면 모두 불법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피해액은 산정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오징어게임은 열풍 당시 중국에서 접근 불가능한 넷플릭스 콘텐츠임에도 불법 스트리밍을 통해 빠르게 퍼졌다. 불법으로 인한 인기를 통해 ‘오징어 게임’ 캐릭터를 본뜬 의상과 인형 등 다양한 소품까지 발 빠르게 제작해 판매했고,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불법 스트리밍 업체와 공장들만 배를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우영우와 오징어게임 이외에도 현재 더우반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인 ‘지옥’, ‘D.P’, ‘소년심판’, ‘종이의집’ 등에 별점과 리뷰를 남길 수 있는 페이지가 버젓이 열려있다.
중국에서의 한국 콘텐츠가 화제가 되는 것은 당국의 규제와 콘텐츠 소비자의 취향 및 욕구가 불일치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은 2016년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로 갈등을 겪은 뒤 한국 콘텐츠의 유통을 규제하는 ‘한한령’ 조치를 취하면서 한국 예능과 드라마의 합법적인 스트리밍이나 저작권 매매가 금지해 왔다.
게다가 중국은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유튜브 같은 콘텐츠 플랫폼도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환경이지만, ‘수리남’, ‘오징어 게임’을 통해 수많은 중국 네티즌이 불법적인 경로로 당국이 규제하는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다시 한 번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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