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김희정 기자
“내 아들이 이렇게 가려고 그렇게 열심히 일한 건 아닐 텐데, 이놈 참 불쌍하다...”
26일 발생한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사고로 7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7명은 물류·청소·방재 업무를 맡은 하청업체와 외부 용역업체 소속 직원들이었다. 이들은 새벽부터 업무에 나섰다가 참변을 당했다.
A씨는 시설관리 담당자로, 입사한 지 1년도 채 안 된 신입사원이었다. 유족에 따르면, A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혼자된 아버지가 걱정돼 독립을 미뤘다고 한다. A씨는 퇴근 시간을 1시간여 남긴 상황에서 비극을 맞았다.
A씨의 아버지는 “(이날 오후 1시쯤) 경찰들에게 아들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다는 얘길 듣고 전화를 했는데 통화가 되지 않았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A씨의 아버지는 지난 4월 자신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살아계셨다면 더욱 슬퍼했을 것이다. 장손이어서 그런지 우리 아들을 참 아끼셨다”고 했다. 이어 그는 “5개월 새 어머님과 아들을 보냈다. 일주일 전 마지막 통화에서도 나를 걱정했는데”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한 고등학교 졸업 직후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든 B씨는 백화점 주차요원, 각종 마트 아르바이트에 택배 상하차, 운전기사 등 안 해 본 일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던 젊은이었다.
유성선병원에 안치된 사망자 B씨의 아버지는 “돈 벌어서 컴퓨터 그래픽디자인 쪽 진로를 찾는 게 꿈이었던 아들이 대전시내 마트라는 마트는 다 거쳤을 정도로 여러 가지 일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에서 아들을 보는데 팔과 어깨가 잔뜩 응크러져 있었다”며 “내 아들이 이렇게 가려고 그렇게 열심히 일한 건 아닐 텐데, 이러려고 열심히 살았던 건 아닐 건데..이놈 참 불쌍하다. 불쌍하다”고 밝혔다.
또 C씨의 빈소를 지키던 60대 부인은 “오늘따라 남편이 일찍 출근했는데 그 게 마지막이 될 줄을 누가 알았겠느냐”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 부인은 화재현장에서 남편이 무사하기만을 고대하다 끝내 주검으로 돌아오자 몸을 가누지 못하고 오열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주변 사람들을 돕다가 의식 불명에 빠진 D씨도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D씨는 화재 직후 소방시설 정상 작동 여부를 점검하고 건물 안에 있는 사람을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대피방송을 했다. 정작 본인은 지하 1층 주차장 내부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화재 발생 50여 분 만에 지하 1층에서 구조대에 의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D씨는 심폐소생술로 자가 호흡이 가능해졌지만, 아직 의식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한편 경찰은 27일 오전 10시부터 소방당국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함께 사고 현장에서 정밀 감식을 진행한다. 또한 유족과 피해자 등에게 전담 경찰관을 보내 심리상담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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