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이원영 기자
고물가 속 식품 기업들의 잇따른 제품 가격 인상에 정부가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는 권재한 식품산업정책실장 주재로 식품제조업체들과 물가안정간담회를 열었다. CJ제일제당, 대상, 오뚜기, 삼양식품, 동서식품, 롯데칠성음료 등 주요 식품제조업체 6개가 간담회에 참여했다.
권 실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고물가로 경제주체들이 물가 상승 부담을 견디는 가운데 식품업계는 전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고 있다"며 "물가 안정을 위해 업계 협력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 식품사 36곳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2%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을 뜻하는 영업이익률은 5.2%로 지난해와 비슷하다. 그만큼 원가 상승을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가했다는 것이 정부의 주장이다.
업계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정책 지원을 이어가고 있으니 업계에도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한번 오른 식품 가격은 떨어질 줄 모른다는 소비자들의 비판이 있다"며 "고물가에 기댄 부당한 가격 인상이나 편승 인상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밀가루 가격안정 지원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고, 식품원료에 대한 2023년 할당관세 연장도 검토하는 등 업계 비용부담 완화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최근 식품 기업들은 국제 곡물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수입단가 상승 등을 반영해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농심은 지난 15일부터 26개 라면 브랜드의 가격을 평균 11.3% 인상했고 오리온도 같은날 16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5.8% 인상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6일부터 비비고 포장김치 가격을 평균 11.3% 올렸고 삼양식품도 3개 제품의 가격을 15.3%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식품업계에서는 정부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식품뿐만 아니라 생활비 전반에 걸쳐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식품기업만 옥죄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은 비용 부담 가중이 지속돼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업계는 대체로 치솟는 환율 부담과 인건비, 가공비 등 유틸리티 비용 부담 가중이 지속돼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원자재 값 인상과 환율 상승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을 구체적으로 내놓고 가격 인상을 자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우선이고 무작정 기업에게만 부담을 지워선 안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편 다음달 열리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 주요 식품기업 CEO들이 대거 불려갈 예정이다. 임형찬 CJ제일제당 부사장, 박민규 오리온농협 대표, 박상규 농심미분 대표, 황성만 오뚜기 대표, 황종현 SPC삼립 대표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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