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부터는 '부패재산몰수법' 개정...피해 줄어
[nbn시사경제] 김희선 기자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이 5년간 1조 원대에 달하지만, 피해자들이 돌려받은 돈은 30%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법무부와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2021년 계좌이체형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24만 8000여 건, 피해 금액은 총 1조 7625억 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금융·수사기관 감시망을 피해 계좌이체 없이 직접 만나 현금을 건네받는 대면편취형 보이스피싱이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같은 기간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피해자들이 금융기관을 통해 돌려받은 돈은 5268억 원으로, 전체 피해 금액의 29.9%로 30%에 못미쳤다.
범행에 이용된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기 전에는 지급정지 등 절차를 거쳐 돌려받을 수 있지만, 피해를 인지했을 때는 이미 범인이 돈을 빼돌린 후인 경우가 많아 찾기가 쉽지 않다. 민사소송이나 형사재판의 배상명령 제도가 유일한 대안이었지만, 절차가 복잡한 데다 은닉 재산을 찾기가 어려워 피해 복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해 국회는 2019년 8월 '부패재산몰수법'을 개정해 검찰이 법원에서 몰수·추징 명령을 받아 범죄 피해재산을 동결하고 이를 피해자가 돌려받을 수 있게 했다. 그러나 개정안 시행 이후 법에 따라 피해자에게 환부가 완료된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17건, 금액은 90억 3000여만 원에 불과했다.
이 의원은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과 처벌도 중요하지만, 피해자 회복 문제는 훨씬 중요하다"며 "현 제도로 구제되지 않는 피해자들까지 배상받을 수 있는 방안을 폭넓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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