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박인환 기자
Q1. 나를 세 단어로 소개한다면?
처음 인터뷰 제안을 들었을 때는 적잖이 당황했다. 매일매일 똑같은 일상으로 지내던 나를, 특별히 누군가에게 소개한다는 것도, 늘 맞이만 하던 나를, 누군가가 글로 맞이하게 한다는 것도, 생소하고 왠지 낯선 상황인 것이다. 이런 나를 굳이 세단어로 소개한다면, 강물, 동전, 그리고 숫자 “7” 정도로 소개하고 싶다.
강물은 멈추지 않고 흐른다. 물속에서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는 물밖 세상을 원망치 않고 넓디 넓은 바다를 향해 끈임없이 흐른다. 그리 살자고, 살아보자고 하며 살아온 듯 하다.
동전이 언제부터인가 가벼이 여겨지기 시작했을까…. 하지만 내 바지주머니 한켠에는 늘 동전 몇닢은 담고 다닌다. 동전을 지불하는 일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주머니에서 꺼내 놓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그 오랜시간을 함께한 동전에 대한 의리?를 지켜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언젠가는 너를 요긴하게 써먹을 수있다는 작은 기대감에 만반에 준비를 한다고 할까? 벌써 몇 년째 동전 몇닢이 주머니를 차지하고 있다. 마치 나처럼.
숫자 “7”은 공교롭게도 지금 있는 호텔이 70여 객실이여서 만은 아니다. 100세 시대에 맞춰, 70대의 나이에도 자기에 영역을 가꾸고 보람과 긍지를 가지는 일을 해내고 계시는 많은 인생 선배님들을 접하며, 내가 70대가 되어서도 저런 모습과 여유, 그런 나를 준비해야 하겠구나 싶은 생각이, 언제부터인가 들기 시작했다. 아마도 나이를 먹으며 철이 드는 것일수도 있지만, 꼭 그런 것 만도 아닌다. 진지하고 신중하게 70대를 고민하게 된 지 몇해가 지난 듯 하다.
Q2. 호텔업을 시작하며…
27살, 나름에 의지를 가지고 처음 호텔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우리나라의 호텔업은 근대호텔의 걸음마 단계에서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을 거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던 시기였다. 이 시기를 함께 하며 인생의 절반을 호텔리어로서 살아왔다. 벌써 30년의 호텔경영 속에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한국 호텔산업이 세계화 속으로 발전해 가는데 작게나마 기여한 것 같아 자부심을 느낀다.
Q3. 나에게 호텔이란?
늘 많은 고객님들이 오가는 호텔이고 나도 누군가에겐 오가는 고객이지만, 호텔이란 공간은 뭐랄까 누군가를 위해 일상에 지치고 누적된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줄 안락하고 쾌적한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이 감동 받을 수 있으며, 생활의 활력소를 찾을 수 있는 그런 내 집처럼 편안한 호텔이 아닐까?
쾌적성, 편의성, 가격의 적정성, 안락함과 인적 서비스를 극대화하는 호텔에는 늘 고객이 차고 넘친다. 화려하고 값비싼 호텔만이 최고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편히 나를 내려놓고 머무는 동안 쉴수 있는 그런 공간이, 호텔이라고 생각한다. 일상으로 돌아가면 잠시 잊혀지지만, 문득 스치듯 떠오르는, 호텔에서의 아침이, 호텔의 테라스가, 조식에 먹었던 간단한 그 식사가 주는 여유가 그리워지는, 그래서 다시 떠나는…. 그것이 호텔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 생각
한다.
Q4. 문경새재 라마다호텔은?
천혜의 관광 자원을 갖추고 있는 문경새재는 나에겐 특별한 곳임은 분명하다.
그다지 크지도 않고 높은 건물도 아닌, 작고 외소한 까까머리 고등학생 같은 느낌에 라마다호텔은, 늘 활력이 넘치고 있다. 와서 보고나서야 매일매일에 활력이 느껴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사극촬영을 마치고 분장도 지우지 않고 들이닥치는 촬영팀들도, 무거운 캐리어에, 언뜻 보아도 운동선수 인듯한, 시커멓게 그을린 장정들이 버스가득 내리는 저녁시간이나, 아이 손을 잡고 캐리어를 밀고 오는, 젊은 부부 여행객 까지….
그 분들이 아침이 지나, 짐을 챙기고 나서는 길에, 한마디 건네주시는 “수고하세요”, “아침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조식이 맛있었어요” 이런 작은 말들이, 우리에겐 큰 보람이고 작은 질책이며, 하루하루에 행복인 것이다.
이런 까까머리 고등학생같은 라마다호텔이, 이젠 어엿한 대학생이 되어 더 많은걸 배우고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 KT AI 인공지능 및 ICT 기술 서비스 제공에 대한 계약과 MOU를 체결하면서, 한걸음 도약하는 호텔이 될 것으로 본다. 다시 찾을수 있는,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아주 특별한 호텔인 것이다. 사실 광고에서나 보던 인공지능 서비스를 도입하려니, 만만한 것은 아니였지만, 경북 북부지역을 대표하는 AI호텔이 될것이라는 자부심과 기대감에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저희 호텔이 보유한 부지에 추가개발도 준비하고 있어서, 완공이 되는 2025년 즈음에는, AI 인공지능 호텔이 약 250객실 이상이 운영될 듯 하다. 아마 영남권 최고의 시설과 규모일 듯 해서 제 개인적으로도 기대가 매우 크다.
Q5. 10년 후에 내 모습은?
“호텔리어”라는 단어가 생소한 30여년 전부터 이 일을 시작하며, 비교적 획일적인 외길만 걸어와 일밖에 모른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 나로서는, 이번 질문에도 큰 변화 없는 답변일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게 기쁨과 편안함을 주고 그 속에서 호텔리어로서의 자부심과 가치를 찾을 수 있다면 내 생은 성공한 삶이 아닐까? 30여년이 지난 지금, 잠시 돌아보듯이, 10년후에도 다시 지나온 10년을 돌아보겠지만, 여전히 호텔을 찾는 고객들과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나를 회자할것으로 예상한다. 그게 내 모습이고 나인 듯 하다. 10년이 지나도 다시 찾는 고객을 맞으며 봄·여름·가을·겨울을 보내고 있지 않을까 싶다.
Q6.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은?
늘 가슴속에 담고만 있었을 뿐이었지만. 오늘 이런 기회를 통해 이야기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동안 호텔 현장에서 몸으로 느끼고 배워온 지식을 후학들을 위해 강단에 서고 있지만 늘 부족하고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책으로 전하는 지식과 현장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쌓아가는 Know-How를 아낌없이 전해주며 그들이 가질 자긍심을 생각하면서 후회는 없을 듯 한다. 올바른 직업관에 대한 확립으로, 누군가의 인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면 지금의 나에 가르침이 절대 가벼이 할 것이 아닌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누구나 본인의 직업에 100% 만족하며 사는 사람은 없듯이 100%에 가까워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뿐이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사람과 호텔로 평가받고 싶다.
대구 박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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