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이원영 기자
지난 22일 김연아(32)와 성악가 고우림(27)의 결혼식 때 신랑의 부친인 고경수 목사가 전한 축사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2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고씨는 "사회자로부터 소개받은 고우림 아버지 고경수"라고 인사한 뒤 결혼식을 찾아준 하객과 신동엽, 포레스텔라 등에게 양가 혼주와 신랑 신부를 대신해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연아의 부모인 김현석씨와 박미희씨에게 "일평생 딸을 위해 가슴 졸이며 뒷바라지하고 또 눈물로 자신의 삶을 바치셨는데, 아직도 어리고 부족한 저희 아들에게 선뜻 따님을 허락해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고씨는 "두 사람이 석 달 전 결혼을 발표한 이후부터 저의 호칭이 '우림이 아빠'에서 '연아 시아버지'로 불리고 있다"며 "감당하기 힘들었고, 앞으로도 힘들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이름조차 부르기 아까운 국민의 딸, 아니 동서양의 모든 경계를 넘어서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한 여인을 며느리로 맞이하는 것이 말할 수 없는 큰 기쁨이고 감사한 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여왕님을 며느리로 맞이하는 것이 아들 부모로서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고씨는 "그러나 두 사람이 각자 걸어왔던 삶의 경험들이 너무나 아름다웠기에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며 "어린 시절 가난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경험했고, 또 실패의 아픔과 좌절도 느끼며 스스로 이겨나가는 지혜도 체험했고, 목표를 이루고 또 승리의 기쁨도 누렸지만 승리한 사람의 마음가짐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이미 경험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또 지금의 자신들의 삶이 자신들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많은 분들의 도움과 협력으로 이루어진 것을 알기에 앞으로 두 사람이 한 가정을 이루고 각자의 경험을 하나로 모으면 더 멋지고 더 예쁘고 더 사랑스러운 삶의 여정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고 씨는 상견례 당시 김연아의 부친이 전한 이야기를 소개하며 "바깥사돈께서 두 사람에게 하신 말씀처럼 두 사람의 인연은 하늘이 맺어준 것이니 더욱 겸손하고 더욱 착하게 살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고 씨는 또 지인이 김연아에 대한 논문을 보내줘 읽었다면서 "시아버지가 며느리에 대한 논문을 읽고 축사를 준비하는 것도 참 희귀한 일일 것"이라며 웃었다. 고씨가 이화여대 장미영 교수가 쓴 논문 '탈경계 인문학의 관점에서 본 김연아 신드롬'(2010) 제목을 거론하자 김연아와 고우림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고 씨는 논문에 언급됐다는 한 프랑스 배우의 말을 인용해 "배우와 운동선수는 몇 가지 경험을 공유하는데, 초기에는 청중 앞에서 긴장감에 시달리지만 경력을 쌓아갈수록 관객의 힘을 오히려 자신의 예술을 완성하는 데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라며 "김연아가 밴쿠버 올림픽에서 그러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그 글을 읽으면서 앞으로 두 사람이 이루어갈 가정 또한 처음에는 이 가정을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로 인해서 긴장할 수 있겠지만, 이웃들을 통해서 또 이웃들과 함께 더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갈 때 더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받고 또 이웃들에게 더 큰 희망과 용기를 주는 완성된 가정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고 씨는 마지막으로 "두 사람에게 한마디만 하겠다"며 "자랑스러운 우리 아들 우림아. 그리고 세상에서 최고 예쁜 우리 며느리 스텔라(세례명) 연아야. 너희들의 앞 이름의 뜻처럼 이 세상의 빛으로 태어나고 또 그렇게 살아줘서 고맙다. 그리고 사랑한다. 축사 끝!"이라며 6분가량의 축사를 마쳤다.
고 씨의 축사 내용이 알려지자 온라인에는 "연아가 정말 결혼을 잘 갔다" "봉사활동을 하시는 목사님을 아버지로 둔 우림이도 참 괜찮은 인물일 것" "축사 내용이 감동이다" 등의 호평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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