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이원영 기자
고금리와 주택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는 엄청난 인기를 끌고 어렵게 당첨받은 아파트도 외면받고 있다.
이자 부담 증가와 추가적인 집값하락에 대한 전망이 더해지면서 매수 심리가 실종된 탓이다. 이 때문에 인기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조차 계약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파주 운정신도시 A49블록 시티프라디움은 최근 본청약으로 총 275가구에 대한 입주자 모집을 실시했다. 총 486세대 규모인 이 단지는 지난 4월 제4차 민간분양 사전청약으로 이중 대부분인 438세대를 푼 곳이다. 그러나 이번 입주자모집공고에 명시된 사전공급 세대수는 211가구에 불과했다. 사전청약 당첨자들 중 절반이 넘는 나머지 227명은 당첨을 포기한 것이다.
시티프라디움은 3월 사전청약 당시 일반공급 163가구에 7090명이 몰리며 49대 1의 높은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곳이다. 특별공급도 276가구 공급에 4331명이 청약신청을 해 15.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약 1.9km 떨어져 있는 GTX-A 운정역이 2024년 개통 예정이라 높은 관심을 받았다.
계약 포기는 주변 집값의 지속적인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파주시 동패동에 있는 ‘운정신도시 아이파크(2020년 7월 입주)’는 84A형이 지난해 6월만해도 9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올해 9월엔 7억5500만원에 팔려 2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인근에 있는 ‘운정신도시센트럴푸르지오(2018년 7월 입주)’ 역시 지난해 최고가 9억1500만원에서 지난 10월 6억2000만원으로 3억원 급락했다.
시티프라디움은 분양가가 4억7488만원(84A기준)으로 이들 주변 단지들 실거래가보다 1억원 이상 낮게 책정돼있으나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대거 계약을 포기함으로써 집값 하락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첨 후 계약 포기는 운정 뿐 아니라 수도권 곳곳에서 나온다.
지난해 11월 사전청약을 진행해 지난 9월 본청약을 실시한 ‘인천검단 AA21블록’은 전체 사전청약 당첨자 배정 물량 811가구 중 491가구만 접수해 당첨자 중 약 40%가(320가구)가 본청약을 포기했다.
A부동산 컨설턴트는 "아파트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가 거의 없어졌고 고금에 따른 금전적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새 아파트 분양이라고 크게 재미를 볼 게 없다는 인식이 퍼졌다"면서 "앞으로 분양 시장은 현금 능력이 있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형성될 것으로 보여 건설사들의 입장에선 미분양 걱정이 커졌다"고 짚었다.
nbn 시사경제, nbn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