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bn시사경제] 나주영 기자
영화 ‘미나리’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받으며 눈길을 모으고 있다.
리 아이작 정 감독(한국명 정이삭·43)이 연출한 ‘미나리’는 낯선 미국, 아칸소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가족들에게 뭔가 해내는 걸 보여주고 싶은 아빠 '제이콥'(스티븐 연)은 자신만의 농장을 가꾸기 시작하고 엄마 '모니카'(한예리)도 다시 일자리를 찾는 과정을 담았다.
이와 함께 아직 어린 아이들을 위해 ‘모니카’의 엄마 ‘순자’(윤여정)가 함께 살기로 하고 가방 가득 고춧가루, 멸치, 한약 그리고 미나리씨를 담은 할머니가 도착한다. 함께 있다면,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하루하루 뿌리 내리며 살아가는 어느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로 46회 LA 비평가 협회상(여우조연상), 36회 선댄스영화제(심사위원대상(미국 드라마), 관객상(미국 드라마))등을 받은 바 있다.
‘미나리는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레인보우 룸과 LA 비벌리힐스 힐튼호텔에서 진행된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골든글로브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데 이어 한국 배우가 출연하고, 한국어가 영화 대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화가 2년 연속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것이다.
이날 정 감독은 자신의 집에서 딸을 품에 안은 채 화상으로 모습을 드러내 “영화를 만드는데 함께 한 ’미나리 패밀리‘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구석에 숨어있는 내 아내와, 안고 있는 내 딸에게 감사하다. 내 딸이 바로 내가 이 영화를 만든 이유”라고 전했다.
이어 “미나리는 스스로의 언어를 배워나가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그 언어는 우리 가슴 속의 언어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골든글로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행사 장소를 두 곳으로 나누고, 시상자만 현장에 참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는 골든글로브 78년 역사상 최초다. 수상자들 전원은 집 또는 사무실에서 시상식에 참석했고, 수상 소감은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영화 ’미나리‘가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면서 4월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수상도 가능성이 높아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골든글로브는 대사의 50% 이상이 영어인 영화만 작품상 후보에 지명한다는 기준에 따라 대사의 대부분이 한국어인 미나리를 작품상이 아닌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분류해 시대착오적이고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윤여정을 여우조연상 후보에 넣지 않은 것을 두고도 비판의 중심에 섰다. 미 연예매체 엔터테인먼트 투나이트는 “올해 골든글로브 후보 선정에 있어 가장 어처구니없는 누락(omission)은 윤여정을 여우조연상 후보에 넣지 않은 것”이라며 “이는 오스카에서 정정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보도했다.
제27회 미국배우조합상은 4월 4일 개최된다. 또한 제93회 아카데미상의 후보 발표는 3월 15일, 시상식은 4월 25일에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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