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임소희 기자
지난 1월 반도체 재고율이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5일 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반도체 재고율은 265.7%로 25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반도체 재고율은 1997년 3월(288.7%) 이후 가장 높다.
이는 고금리·고물가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정보기술(IT) 소비 수요가 얼어붙은 탓이 크다. 특히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세계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메모리 분야에 편중돼 있어 외풍에 더 쉽게 흔들린다.
재고율은 계절조정 기준 재고지수를 출하지수로 나눈 뒤 백분율로 산출한 값으로 출하 대비 재고가 얼마나 쌓였는지를 보여준다. 높은 재고율은 수요 대비 공급 과잉의 결과로 반도체 경기가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반도체 생산을 줄이거나, 반도체 가격을 더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반도체는 한국 산업의 ‘심장’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최상위권 대기업은 물론 소재·부품·장비 등 다양한 중소기업이 반도체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경제의 반도체 의존도가 워낙 높다 보니, 글로벌 반도체 경기 부진의 여파는 고스란히 국내에 전이될 수밖에 없다.
실제 반도체 업황 부진이 전체 수출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60억달러)를 제외한 전체 수출액은 441억 달러로 1년 전보다 0.8%(3억 달러) 증가했다. 자동차·이차전지 등 다른 품목이 호조를 보인 결과다. 반도체를 포함하면 전체 수출은 501억 달러로 같은 기간 7.5%(41억 달러) 감소하며 5개월째 내리막길을 걸었다. 반도체 수출은 42.5%(44억 달러) 급감해 7개월 연속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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