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직원들, 고객 차량 '은밀한 영상' 돌려봐...개인정보 침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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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직원들, 고객 차량 '은밀한 영상' 돌려봐...개인정보 침해 논란
  • 박성현 기자
  • 승인 2023.04.0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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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직원들이 고객 차량 카메라에 찍힌 영상들을 온라인 채팅방 등에서 함께 돌려봤다는 전 직원들의 폭로가 나왔다. (사진=유튜브 캡처)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직원들이 고객 차량 카메라에 찍힌 영상들을 온라인 채팅방 등에서 함께 돌려봤다는 전 직원들의 폭로가 나왔다. (사진=유튜브 캡처)

[nbn시사경제] 박성현 기자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직원들이 고객 차량 카메라에 찍힌 영상들을 온라인 채팅방 등에서 함께 돌려봤다는 전 직원들의 폭로가 나왔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지난 6일(현지시간) 테슬라에서 일했던 직원 9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직원들이 내부 메신저로 고객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내용의 차량 영상들을 다수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의 전직 직원은 “몇 년 전, 테슬라는 차량 소유자의 동의가 있으면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도 영상을 받아볼 수 있었다”며 “일부 영상들은 주차된 정지한 차량에서 촬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이 기능은 중단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또 한 전직 직원은 "(영상 공유는) 솔직히 말해서 사생활 침해였다"며 "나는 테슬라가 고객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보고 절대 테슬라를 사지 않겠다고 농담하곤 했다"고 말했다.

이들 직원의 증언에 따르면 공유한 영상 중에는 한 남성이 알몸으로 차량에 접근하는 모습도 담겼다. 또 고속으로 주행하던 테슬라 차량이 자전거를 탄 어린이를 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은 1대 1 채팅을 통해 들불처럼 퍼졌다고 한 직원은 전했다.

완전자율주행(FSD·Full Self-Driving) 기술을 개발 중인 테슬라는 전 차량에 카메라를 설치해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각 테슬라 차량에는 총 8대의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들은 테슬라의 인공지능(AI) 시스템 학습에 활용된다.

다만 테슬라의 자체 개인정보 보호지침에 따라 차량 소유주가 동의하는 경우에 한해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이 가능하다. 테슬라는 “(이 데이터에는) 짧은 비디오 클립 또는 이미지”가 포함될 수 있으며 고객의 계정이나 차량 식별 번호에는 연결되지 않는다고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테슬라 전직 직원 7명은 테슬라에서 사용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녹화 위치를 보여줬고 잠재적으로 차량 소유자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공유는 일종의 '놀이 문화'였다는 게 직원들의 증언이다. 테슬라는 캘리포니아 산 마테오와 뉴욕 버팔로에 데이터허브를 운용했다. 산 마테오 사무실은 대부분 20대와 30대 초반 젊은 직원들로 구성됐다. 재미있는 밈이나 온라인 콘텐츠를 공유하는 게 일상이었던 이들은 차주들의 사진·영상에도 이모티콘이나 농담을 덧붙여 직원들 사이에 전파했다.

이 같은 직원들의 폭로는 최근 불거진 테크기업들의 '개인정보 침해' 논란에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된다.
 

nbnnew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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