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강상구 기자
20억 원을 들여 제작했지만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한 ‘1592 거북선’이 결국 소각·폐기되는 운명을 맞게 됐다.
경남 거제시는 1592 거북선을 폐기하기로 결정하고 곧 소각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거제 거북선은 김태호 전 경남지사 당시 '이순신 프로젝트'의 하나로 16억 원이 투입돼 2011년 완공됐다. 당시 금강송을 사용한다고 홍보까지 했지만 미국산 소나무를 사용한 사실이 해경 수사 결과 드러나 '짝퉁 거북선'이라는 논란이 일면서 당시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도민 앞에 사과까지 했다.
이후 거제 거북선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바다에 있던 거북선의 흔들림이 심하고 물까지 새면서 육지로 옮겨졌고 목재가 썩고 뒤틀리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결국 거제시는 ‘짝퉁 거북선’을 처분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2월28일 감정가인 1억 1750만 원에 ‘공유재산 매각 일반입찰’ 공고를 냈다. 그러나 7차례나 유찰되면서 입찰가는 뚝뚝 떨어졌고 지난달 16일 8차 입찰에서 154만 5380원에 낙찰됐다. 이날 낙찰받은 신씨는 “거북선을 폐기한다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서 응찰했다. 이순신 장군 탄생일인 1545년 3월8일에 맞춰 154만 5380원을 썼다”고 말했다.
신씨는 자신의 땅으로 거북선을 옮겨서 역사교육용 현장체험 시설로 활용하려고 했다. 그런데 신씨의 땅이 한려해상국립공원 안이라서 ‘공원계획 변경 허가’ 등 여러 절차를 밟아야 한다. 순탄하게 처리되더라도 최소 1년 이상 걸리는 절차인데 신씨는 거제시와 6월25일까지 처리하기로 계약했다. 각종 절차를 6월25일 이전에 마무리하더라도 크고 낡은 거북선을 옮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신씨는 "경매에 응찰할 때는 쉽게 생각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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