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강상구 기자
서울 신림동 번화가에서 대낮에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한 피의자 30대 조 씨가 23일 구속됐다.
조 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출석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면서 “예전부터 너무 안 좋은 상황이었던 것 같다. 제가 너무 잘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상황을 묻자 “너무 힘들어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저는 그냥 쓸모없는 사람이다. 죄송하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 7분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 출구에서 80m가량 떨어진 상가 골목 초입에서 20대 남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30대 남성 3명에게 잇따라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살인미수)를 받는다.
길이가 100m 정도인 골목에서 남성 3명을 흉기로 찌르고 골목을 빠져나간 조씨는 인근 모텔 주차장 앞에서 또 다른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했다.
현재 부상자 3명 중 1명은 퇴원했고, 나머지 2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위독한 상태로 알려진 피해자도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씨는 피해자 4명 모두와 일면식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국적의 조 씨는 폭행 등 전과 3범이며, 미성년자 때는 법원 소년부로 14차례 송치된 전력이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어릴 적 부모를 잃었고 인천에서 이모와 함께 살고 있었다고 한다. 조씨가 왕래하는 다른 가족으로는 서울 금천구에 거주하는 할머니가 있다.
경찰은 조 씨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을 진행하는 한편 사이코패스 진단검사(PCL-R)를 하는 등 수사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수사 초기 조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며 “분노에 가득 차 범행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한편 경찰은 조 씨의 범행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급속도로 확산함에 따라 반복적으로 게시되는 커뮤니티 등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접속차단 조치를 의뢰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영상 유포가 유족과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이자 시민 불안감을 조성한다고 보고 반복적으로 유포·게시·전달하는 경우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수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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