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강상구 기자

지난해 한국 라면의 수출액이 1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8일 관세청에 따르면 2023년 라면 수출액은 9억 5,200만달러(약 1조 2,000억원)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22년에 기록한 직전 연간 최대치인 7억 6,500만달러와 비교해 24% 증가한 수치다.

사실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10월 기준으로만 7억 8,500만 달러로 이미 2022년의 수치를 넘어섰다.

라면 수출액은 해마다 큰 폭의 성장세를 보여왔다.

2015년 2억 1,900만 달러에서 2017년 3억 8,100만 달러로 처음 3억 달러를 넘어선 뒤 이듬해에는 4억 1,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6억 달러대에 들어섰으며 2022년 7억 6,500만 달러를 기록한 뒤 지난해에는 9억 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국가별 수출액 순위의 변화 역시 눈에 띈다.

라면을 먹는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비아시아권에서 한국 라면이 급부상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1~11월 기준 수출액 1위 국가는 중국이다.

그 뒤를 이어 미국, 일본, 네덜란드가 각각 2위에서 4위를 기록했다.

이중 대 네덜란드 수출액의 성장세가 특히 가파르다.

지난 2022년 수출액 2,999만달러에 머물렀던 네덜란드가 당시 기준 4위였던 필리핀을 제치고 상위권에 기록됐다.

헤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농심 관계자는 “K-푸드의 전체적인 성장세와 맞물려 유럽권 수출이 늘고 있다”며 “버스 정류장 광고를 비롯해 점유율이 높은 마켓에 입점해 유통 채널도 빠르게 늘어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 라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장 큰 이유로 K-콘텐츠의 인기를 꼽는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는 한국의 영화와 TV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라면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불어 코로나19 확산과 맞물려 간편하고 저렴한 한국 라면 판매량이 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챌린지 등도 국내 제품을 알리는 데 공을 세웠다.

라면업계는 한국 라면에 대한 전 세계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생산 시설 확충에 나섰다.

농심은 올해 하반기 미국 2공장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내년쯤 미국 3공장 건립을 시작하기로 했다. 

삼양식품도 수출 규모를 늘리기 위해 밀양 2공장을 추가로 짓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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