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임소희 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서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자에 친문(친문재인) 등 비명(비이재명)계가 대거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공천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의원 평가 ‘하위 20%’ 통보에 반발하며 탈당한 데 이어, 비명계 박용진·윤영찬 의원도 스스로 ‘하위 10%’ 통보 사실을 공개하고 “불공정하다”고 항의 의사를 밝혔다.
의원 평가 결과는 오는 23일까지 순차적으로 통보될 예정이어서, 향후 반발 의원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박 의원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고 밝히면서 “사당화의 위기에 빠진 민주당을 살리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에 들면 경선 시 얻은 표의 20%, 하위 10%에 들면 30%를 감산한다.
박 의원은 “저는 단 한번도 권력에 줄 서지 않았고 계파정치, 패거리정치에 몸을 맡기지 않았다. 오늘의 이 모욕적인 일도 그 연장선에 있을 것”이라며, “오늘의 이 과하지욕(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견디겠다. (경선에 참여해) 반드시 살아남겠다”고 했다.
박 의원 지역구는 친명계로 분류되는 정봉주 전 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윤영찬 의원도 이날 오후, 의정활동 평가 하위 10% 성적을 받은 사실을 공개하며, “비명계 공천 학살”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지금 일어나는 밀실·사천·저격 공천과 배제의 정치는 민주당을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것이며, 윤석열 정권에 총선 승리를 헌납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윤 의원 역시 당에 남아 경선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의 지역구는 경기 성남중원으로 ‘성희롱 논란’으로 불출마를 선언한 현근택 변호사에 이어 친명계 이수진 의원(비례대표)이 도전장을 내민 곳이다.
윤 의원은 “하위 10%는 경선 득표율에서 30%의 불이익을 받는다. 상대에 비해 두 배의 득표를 해야만 이길 수 있는 수준의 불이익” 이라며 “그러나 멈추지 않겠다. 원칙과 상식의 동료들과 결별하고 민주당을 지키겠다고 결심한 순간 선산을 지키는 굽은 소나무가 되겠다고 했다. 어느 누가 오더라도 물러서지 않고 당당히 맞이해 평가받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역 국회부의장인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4선·서울 영등포구갑)은 전날 탈당을 선언했다.
김 부의장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오늘 민주당이 제게 의정활동 하위 20%를 통보했다” 며 “영등포 주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모멸감을 느꼈다”고 탈당의 변을 밝혔다.
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가 사당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며 집단행동을 준비 중이다.
친문계 좌장인 홍영표 의원은 이날 본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원래 공천 때는 당이 약간 혼란스럽지만, 이번에는 비선, 밀실, 사천 등 얘기가 나온다. 이렇게 가는 건 어느 시기에도 보지 못했던 것"이라며 "당을 정상화하는 데 우리들이 지혜와 힘을 모아보겠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날 윤영찬·전해철·송갑석 의원 등과 함께 국회에서 대책을 논의했다고 알려졌다.
이들은 의원총회에서 공천과 관련해 이 대표를 향해 공개 비판 의견을 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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