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김채원 기자
감사원이 30일 채용 비리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선거관리위원회 전현직 직원 27명을 검찰에 수사 요청했다.
감사원은 이날 '선거관리위원회 채용 등 인력관리실태' 감사 결과 전직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장관급) 1명과 사무차장(차관급) 1명, 시·도선관위 상임위원(1급) 1명 등 선관위 전현직 직원 27명을 직권남용, 위계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작성·행사, 증거 인멸 등의 혐의로 대검찰청에 수사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감사원 행정안전감사국 김진경 제3과장은 "검찰 수사 요청에 더해 참고 자료까지 송부한 것까지 포함하면 연루자는 49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중앙·인천 선관위는 김세환 전 사무총장의 자녀 A씨에 대해 특혜를 제공했다.
중앙·인천 선관위는 경력경쟁채용(경채·지방 공무원을 국가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전형)을 하면서 선발 인원 산정부터 채용 방식, 서류 전형 우대 요건과 시험 위원 구성 등 모든 과정에서 김 전 사무총장의 아들에 유리한 방식을 적용했다.
감사원이 밝힌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중앙선관위와 인천선관위는 2019년 9월 지방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하는 경력경쟁채용(경채)을 하면서, 신규 경채 인원을 1명 배정한 뒤, 내부위원만으로 시험위원을 구성해 A씨를 합격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채용 과정에서 인천 선관위는 규정과 달리 3명의 면접위원을 모두 당시 사무총장이었던 김 전 사무총장과 친분이 있는 내부 직원으로 구성했다.
이 가운데 2명이 A씨에 만점을 줬고, A씨는 2명 선발 중 2순위로 결국 합격했다.
감사원은 선관위 직원들이 내부 메신저에서 A씨를 ‘세자’로 칭하며 대화한 사실도 공개했다.
김 전 사무총장은 2021년 말 인천선관위의 방호직 결원 전환 계획에 자신의 지인을 채용하라는 부당 지시로 권한을 남용하기도 했다.
충북선관위와 옥천국선관위의 경우 2019년 11월 당시 옥천군 공무원이던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선관위 국장의 자녀 B씨가 경채에 응시하자 선관위 직원이 옥천군수에게 이 자녀의 전출에 동의하도록 여러차례 압박해 동의를 받아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전남선관위는 2022년 2월 경채 면접에서 면접위원들의 평정표 작성조차 없이 전 사무총장 C씨의 자녀를 합격시켰다.
당시 내부 위원인 4급 과장 2명은 외부 위원들에게 순위만 정해주고 평정표 점수는 비워둔 채 서명해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내부 위원이었던 전남선관위 과장은 지난해 이와 관련한 특별감사 결과로 수사 의뢰되자 하급자인 인사 담당자에게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이 정리된 면접시험 관련 파일에 대한 변조를 종용했다.
경북 선관위는 2021년 7월 간부 직원 D씨의 자녀가 경채에 응시한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이를 은폐하고 합격 처리했다.
서울 선관위에선 2021년 10월 전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 상임위원 E씨의 자녀가 경채에 지원하자 면접 후에 내부위원들이 점수를 수정했다.
일단 연필로 평정표를 작성하고, 외부위원이 귀가한 뒤 인사 담당자에게 다른 응시자 2명을 탈락시키도록 지시한 것이다.
경남 선관위도 2021년 7월 경채에서 과장 F씨가 자신의 자녀를 합격자로 내정토록 청탁했다.
경채 계획 수립 전부터 인사 담당자와 수시로 협의했고, 청탁을 받은 인사 담당 과장은 직접 면접 내부위원으로 참여해 인사 담당자에게 F씨 자녀 포함 5명 합격자 명단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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