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 전 세계 동시 진행되는 ‘대이스라엘 무기 수출 규탄 5.2세계 공동 행동의 날’ 집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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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 전 세계 동시 진행되는 ‘대이스라엘 무기 수출 규탄 5.2세계 공동 행동의 날’ 집회 개최
  • 강상구 기자
  • 승인 2024.05.02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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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가자공습 8개월… 인도주의적 재앙에 국제앰네스티, 옥스팜, 세이브더칠드런, 액션 에이드 등 ‘5.2 세계 공동 행동의 날’ 집회 개최
한국 정부, ‘유엔 무기거래조약 가입국’임에도… 지난해 10월 이후 3월까지 이스라엘로 최소 114만 달러 무기 수출
방위사업청, “유엔안보리 결정에 따를 것”, 시민사회, “한국 정부, 자체적으로 포괄적인 무기 금수 조치 시행하라”

[nbn시사경제] 강상구 기자

사진제공=국제앰네스티한국지부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이하 한국지부)는 전 세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5.2 대이스라엘 무기수출 규탄 공동 액션’의 일환으로 오늘 오전 10시 30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한국 시민사회단체와 국제앰네스티 지지자들과 함께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에 ‘이스라엘로의 무기수출을 중단하라’는  기자회견 및 포토액션을 개최했다. 

이번 공동액션은 국제앰네스티를 비롯해 국제구호 및 인권단체 옥스팜, 세이브더칠드런, 액션 에이드가 8개월째 접어든 이스라엘의 가자 폭격에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공동 기획한 것으로, 이스라엘에 가장 많은 무기를 수출하는 주요 수출국인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덴마크, 프랑스, 네덜란드, 호주 등을 비롯해 이스라엘와 무기거래를 하는 각 정부 압박을 목표로 한다. 

국제앰네스티도 한국지부를 시작으로 최소 15개 지부가 각 지역 시민사회와 함께 각국 5월 2일에 맞춰 공동 액션을 선보였다. 

지난 17년간 이어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는 가자지구를 세계 최대 규모의 지붕 없는 감옥으로 만들었고 8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초토화로 가자지구는 야외 감옥에서 집단 묘지로 변해가고 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과 포위 공격은 가자지구에 전례없는 심각성과 규모의 인도주의적 재앙을 일으켰다. 무차별 폭격으로 가자지구 내 집, 학교, 병원, 수자원, 대피소, 난민캠프 상당 부분이 파괴됐고 최소 34,000명이 살해당하고 10,000명 이상이 실종됐으며 부상자는 8만 명이 넘는다. 

 

계속되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완전 봉쇄와 인도주의적 지원 차단으로 가자지구 인구의 100%가 조작된 기근 상태에 놓여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은 이러한 위기를 지속, 확산시키는 것으로, 국제사회는 각 정부가 대이스라엘 무기 수출을 중단함으로써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에 공모하거나 연루되지 않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한국 정부는 2013년 6월 유엔 무기거래조약 원서명국으로서 전쟁범죄 연루 위험 있는 국가에 무기를 수출하지 않을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0월 이후 이스라엘로 최소 114만 달러의 무기를 수출했다. 

이스라엘에 무기이전을 승인하는 국방부 산하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은 지난 3월, 한국 정부의 무기거래조약 이행 세부 내역에 대한 앰네스티 질의에, “대외무역법 및 방위사업법에 따라 수출허가 심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심사과정에서 위험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다” 며, “특정 국가로 수출이나 이전, 수출계획 및 허가 취소에 관한 정보는 영업상 비밀에도 해당하기에 답할 수 없다”고 답변한 바 있다. 

또한 방사청은 무기거래조약의 법적 의무를 위반할 소지가 있는지 면밀하게 검토한다고 하면서도 무기수출제한은 “유엔 안보리가 승인한 무기금수조치가 있을 경우에 시행할 것”이라고 밝혀 현재 진행 중인 무기 수출은 중단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 바 있다. 

이에 국제앰네스티와 한국 시민사회 단체들은 여전히 이스라엘에 무기를 수출하고 있는 한국 정부에 포괄적인 무기 금수 조치를 시행해 무기 수출을 중단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오늘 기자회견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장혜영 정의당 원내대표 직무대행, 아덱스저항행동, 팔레스타인평화연대 등 시민사회 단체 및 한국지부 지지자들이 4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먼저, 장혜영 정의당 원내대표 직무대행은 “지난해 정의당 의원실이 분석한 유엔(UN) 관세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이스라엘에 지난 10년간(2013-2022) 4700만 달러, 650억원어치의 무기를 팔았다. 2013년 314만 달러(43억원)였던 수출액이 2022년 824만 달러(113억원)로 2.6배가 되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통령선거 후보토론회에서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고 말했으나, 이스라엘의 모습은 명백한 반례”라고 말했다. 이어 “더 많은 무기는 더 많은 피를 부를 뿐이다. 평화와 인권을 염원한다면 가치외교를 표방한다는 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지연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캠페이너는 “지난 4월 5일 유엔인권이사회 역시 대이스라엘 무기 판매 중단 결의를 채택했다”며, 이처럼 국제사회의 명확하고 반복적인 대이스라엘 무기 판매 중단 촉구가 있었음에도 여전히 이스라엘에 무기를 수출하고 있는 한국 정부를 규탄하며 “한국 정부가 이스라엘의 심각한 국제법 위반을 알면서도 기술, 부품, 기술 지원, 훈련, 재정 및 기타 지원 등 이스라엘에 무기와 군수 물품을 공급하는 것은 심각한 인권침해를 외면하는 것뿐만 아니라 비인도적 행위에 적극 가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뎡야핑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는 “지금, 이스라엘이 자행하는 가자 주민 집단학살이 어떤 것인지, 이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국제법의 언어를 빌릴 필요도 없다. 200일간 폭탄 7만 5천 톤을 쏟아부어 주택 38만 채를, 병원 32개와 보건소 53개를, 학교 412개를 파괴했다는 통계도 필요하지 않다. 가자지구에 남은 수백수천 기의 불발탄으로, 학살이 끝나더라도 주민이 계속 죽고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세계보다 가자지구 땅이 더 오염될 거라는 전문가의 진단도 필요하지 않다”고 외쳤다.  

그는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집단학살을 지켜보는 우리는 이미 잘 안다. 이것은 단지 팔레스타인 가자 주민만이 아니라, 인간성에 대한 말살이며, 인류 공통의 토대를, 평화를, 국제법을 무너뜨리는 일이라는 것을,아니 이미 무너졌다는 것을 말이다”고 말했다.

 

이영아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은 “윤석열 정부는 2027년까지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지난 3월 28일 외교, 국방, 산업부장관과 방사청장은 중동지역 공관장들과 방산수출 확대를 위한 공관장 회의를 진행하고, 국내 방산업체들은 중동을 주요 타겟 시장으로 잡았다. 무고한 어린이들과 여성, 민간인이 이렇게 무차별적으로 죽어가는, 인류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곳이 ‘잠재적 시장’인가,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집단학살이 이뤄지고 있는 곳에 정부가 나서서 더 많은 사람을 죽이기 위한 더 많은 무기를 파는 전략 회의를 어떻게 주도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난 1월 18일,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과 아덱스저항행동은 방위사업청에 이스라엘과의 무기 거래와 군사 협력을 중단하고 무기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하는 국내외 시민 1만여 명의 서명을 전달한 바 있다” 며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고 (중략) 지난 3월 20일에도 이스라엘 무기수출과 관련하여 한국 정부의 입장을 재차 물었으나 지금까지 방사청은 담당자 미 배정을 핑계로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 이후 40여 명의 현장 액션 참가자들은 살해당한 가자지구 아동 2만 명을 상징하는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 현장 폭격 굉음에 맞춰 검은색 옷을 입은 이들은 무기를 직관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MADE IN KOREA’ 라고 적힌 미사일 모형을 안고 차례대로 쓰러졌다.  

이후 참가자들은 사이렌 소리에 맞춰 일어나 ‘한국정부는 이스라엘에 무기수출을 중단하라’, ‘한국정부는 이스라엘에 무기금수조치 시행하라’는 구호를  반복 제창한 뒤 액션을 마무리했다. 

한편, 한국지부는 지난 1월 대전 방위사업청 앞에서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아덱스저항행동이 주최한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 무기 수출 중단하라, Stop Arming Israel’ 집회에 참여해  한국 시민사회가 모은 1만 여 명 분의 서명을 방위사업청에 직접 전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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