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원종성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5월 넷째 주 통일교육주간에 지원하겠다고 제시한 초·중·고교 평화통일교육 도서목록에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주한미군 철수 요구를 정당화하고 3대 세습을 미화한 내용을 담은 책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이승만 대통령과 탈북자들을 비하한 교구와 책 등도 지원목록에 올라 논란이 일 전망이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역사교수 출신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서울시교육청의 ‘교실로 온 평화통일 꾸러미’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북한 사람들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구가하며 살고 있었다” “북측 인민들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이어 반제(反帝)·자주의 가치를 계승할 지도자를 찾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가장 적격이라고 판단한 것”이라는 등 북한을 일방적으로 미화한 책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꾸러미는 서울시교육청이 제시한 추천 도서 36권과 교구 22가지 목록으로, 학교가 원하는 종류와 수량을 고르면 100만원 한도에서 교육청이 구입해 보내준다. 서울시교육청은 희망학교 신청을 받아 44개 학교를 선정했고, 해당 학교는 지원받은 책과 교구로 다음 달부터 7월 중순 사이에 교과 수업,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평화통일교육을 하게 된다.
지원도서 가운데 일부는 “탈북자들은 먹고살기 위해 남측으로 온 것이지 북측 체제에 불만을 품고 넘어온 경우는 아주 드물다” “남측에 가면 정착 지원금도 주고 집도 준다고 하니 혹해서 남으로 오게 된 것” “탈북자들은 결국 자본주의의 노예가 될 것” 등 탈북자 비하와 다름없는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0대와 통하는 평화통일 이야기' 책은 “이명박 정권이 북한에 적대감을 드러내고 군사적 공격까지 언급한 결과, 남북 사이 무력 충돌, 금강산에서 남한 관광객 피살, 개성공단에서 남한 노동자 억류 등의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고 서술했다.
‘우리는 통일세대’라는 책은 “옥류아동병원은 아이들 심장병 수술을 3000건 이상 모두 무상으로 했다니 집안에 중환자가 생기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비교된다”고 썼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택은 인민들이 지도자를 잃은 슬픔을 용기로 전환시키며, 김일성 주석의 뜻을 계승하는 데 매진하는 일이었다” “북녘 사람들은 대규모 목축단지의 건설로 질 좋은 고기를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되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신화와 자부심을 만들어냈다” 등 북한 선전 매체와 다름없는 서술이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군대가 없으면 나라가 망할까’ ‘평화는 처음이라’ 등 병역 거부자들이 쓴 책 2권도 지원 도서 목록에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정경희 의원 측은 "서울시교육청의 해명자료는 아직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 해당부서 장학사의 업무상 부재로 명확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28일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제목의 성명을 통해 “우리는 코로나19와 싸운다는 구실로 북한 주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자 북중 국경에서 발포해 죽이라는 명령 등 북한 정권의 점점 더 가혹한 조치들에 경악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미국은 계속해서 북한의 지독한 인권상황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학대와 위반을 조사하고, 북한 주민을 위한 독립적인 정보에 대한 접근을 지원하고, 김정은 정권에 대한 책임을 촉구하고자 유엔 및 동맹과 협력할 것이다"며 “탈북자와 인권 공동체의 용기에 경의를 표하며, 이런 중대한 불의를 집중조명하려는 그들의 노력을 항상 지지할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북한 정권이 지독한 인권 침해에 대해 책임지게 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으며 한국의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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