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사단 얼차려' 중대장, 구속영장 청구 앞두고 유가족에 사죄 문자 보내...2차 가해 논란
상태바
'12사단 얼차려' 중대장, 구속영장 청구 앞두고 유가족에 사죄 문자 보내...2차 가해 논란
  • 조재희 기자
  • 승인 2024.06.21 10: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조리한 군기훈련으로 사망한 훈련병 박모 씨를 추모하는 분향소가 서울 용산역에 설치돼 시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사진출처=SBS 뉴스 캡처)
부조리한 군기훈련으로 사망한 훈련병 박모 씨를 추모하는 분향소가 서울 용산역에 설치돼 시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사진출처=SBS 뉴스 캡처)

[nbn시사경제] 조재희 기자

무리한 군기훈련(얼차려)으로 훈련병 박모 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중대장 강모 씨(대위)가 구속영장 청구를 앞두고 유가족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한 사실이 밝혀졌다.

군인권센터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훈련병이 쓰러진 이후 중대장은 어머니와 통화할 때 단 한 번도 죄송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고, 빈소에도 찾아오지 않았다"며 "구속영장 신청을 앞둔 17일과 구속영장 청구를 앞둔 19일에 갑작스럽게 어머니에게 '사죄를 드리기 위해 찾아뵙고 싶다'며 계속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군인권센터는 강모 씨의 이러한 행동이 구속을 피하기 위한 꼼수이며, 유가족에게 2차 가해를 가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센터는 "유가족들은 중대장이 반복적으로 진정성 없는 사죄 문자를 보내는 것에 대해 극심한 스트레스와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중대장은 피해자 부모님에게 '사과받기'를 강요하는 2차 가해를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또한, 센터는 육군 12사단의 행태도 함께 비판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12사단 관계자는 군인권센터가 '19일 시민 추모 분향소를 운영한다'고 알리자 훈련병 부모에게 연락해 '박 훈련병 추모비 건립을 위해 설명할 게 있다'며 19일 찾아가겠다고 문자를 보냈다.

답장을 받지 못하자, 그는 훈련병의 형에게까지 연락해 부모의 위치를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군인권센터는 "고 박 훈련병 부모는 '추모비 건립은 나중 문제니 관련 논의를 잠정적으로 중단해달라'는 뜻을 전해왔다. 제12사단이 이 문제로 더는 괴롭히지 말라고 한다"면서 "가해자도, 군도 유가족의 고통을 키우는 부적절한 행동을 하고 있으며, 사건이 더 커지지 않도록 노심초사하고 있다. 춘천지법은 가해자들을 반드시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9일 춘천지검은 직권남용 가혹행위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중대장 강모 씨와 부중대장 남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강모 씨와 남모 씨는 지난달 23일 강원 인제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6명에게 규정을 어긴 군기 훈련을 시키고, 이로 인해 실신한 훈련병 박모 씨에게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병원에서 치료받던 박모 씨는 상태가 악화해 이송된 지 이틀 만에 숨졌다.

앞서 18일 강원경찰청 수사전담팀은 춘천지검에 강모 씨 등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강모 씨 등에 대해 살인의 고의성은 없다고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cjh7034@naver.com

nbn 시사경제, nbnbiz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