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김채원 기자
검찰이 7일 이른바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해 권순일 전 대법관(65·사법연수원 14기)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는 대장동 사건이 불거진 지 약 3년 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이승학)는 이날 권 전 대법관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대장동 50억 클럽' 명단에 포함된 권 전 대법관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부탁을 받고,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에서 무죄 판결을 주도했다는 '재판거래 의혹'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기소에서는 '재판거래 의혹'이 제외되었으며,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과거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재명 전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을 때, 권 전 대법관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판 거래'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로 인해 권 전 대법관이 김씨로부터 50억을 받기로 했다는 의혹이 생겼지만, 권 전 대법관은 이에 대해 "저는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고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한 바 있다.
권 전 대법관은 2021년 1월부터 8월까지 변호사로 등록하지 않은 채, 대장동 개발업자 김만배 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자산관리의 고문으로 재직하며 변호사 활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한 건설업체가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성남의뜰에 제기한 주위토지통행권 관련 민사소송 상고심과 성남의뜰이 성남시에 제기한 송전탑 지중화 관련 행정소송 1심 재판 상황 분석, 법률문서 작성, 대응 법리 제공 등의 활동을 했다. 권 전 대법관은 이 기간 1억 5000만원의 고문료를 받았다.
변호사법에 따르면 변호사 등록 없이 변호사 활동을 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검찰은 권 전 대법관이 고문으로 재직할 당시 성남의뜰이 성남시를 상대로 제기한 대장지구 송전선로 지중화 관련 행정소송에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3월 이 사건에서 성남의뜰의 패소를 확정했다.
전직 대법관이 형사사건에 연루되어 재판을 받는 것은 '사법농단' 사건의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 전 대법관, 고영한 전 대법관에 이어 네 번째다.
한편, 검찰은 권순일 전 대법관과 함께 '대장동 50억 클럽' 명단에 포함된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홍선근 회장은 2020년 1월 배우자와 아들 명의로 머니투데이 법조기자 출신인 김만배씨로부터 50억원을 빌리고, 이자 없이 원금만 갚는 방식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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