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고나은 기자
오는 25일 예정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공식 회담을 앞두고, 회담 의제와 형식을 두고 여야 간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졌다.
한동훈 대표 측이 회담의 생중계 제안을 언론에 흘리자, 이재명 대표 측에서 “보여주기식 이벤트냐”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20일로 예정됐던 실무 협의가 하루 연기됐다.
이해식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오후 3시에 실무협의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그 전에 갑작스럽게 ‘전체 회담 과정을 생중계하자’는 보도가 나왔다"며 "(국민의힘이) 사전 협의되지 않은 내용을 언론에 일방적으로 알린 것은 예의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동훈 대표가 회담을 정치 이벤트로 여기는 것 아닌가 하는 불쾌한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여당이 이 상황을 수습한 뒤 다시 만나는 것으로 했다"고 덧붙였다.
양당은 회담 의제 설정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각각 3가지 의제를 제안하며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동훈 대표 측은 '정쟁 중단', '민생 회복', '정치개혁 협의체 상설화'를 의제로 제시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은 '정쟁 중단'과 관련해 "릴레이 탄핵, 의미 없는 청문회 등이 잦은데, 이런 정쟁 정치를 멈추자는 선언을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금융투자소득세 ▲이자 경감 대책 ▲저소득층 및 소상공인 지원 방안 ▲국회의원 특권 폐지와 관련된 정치 개혁 협의체 상설화 등을 제안할 계획이다.
반면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KBS라디오에서 민주당의 의제로 채 상병 특검법,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지구당 부활 등 3가지를 제시했다며, "한 대표가 이미 국민 앞에서 약속한 것을 바탕으로 성의를 가지고 논의하기 좋도록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정하 비서실장은 "우리도 세 가지 정도로 의제를 줄이고, 민주당이 제시한 의제를 거부하지 않고 모두 받아들여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냐"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또한 "민주당과 합의가 된다면 5~6가지 의제를 가지고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회담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실무협의는 21일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야 대표 회담이 11년 만에 열리는 만큼, 이미 일정을 못 박아둔 상황에서 이를 무산시키는 것은 여야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정하 실장은 "민주당이 '불쾌하다'고 표현한 것은 과도한 반응"이라면서도 "내일 일정을 조율해 실무 협의가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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