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고보경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0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해병대원 특검법' 발의를 압박하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최근 국민의힘에서 제기된 '제보 공작 의혹'을 특검에 포함시키자는 주장에 대해,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맞대응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친명(親이재명)계 핵심 인사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한동훈 대표가 제안한 제보 공작 의혹 수사를 당 차원에서 수용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정 의원은 19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에 출연해, "야당이 제보 공작 의혹을 특검으로 다루자는 제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본다"며 "같이 (특검) 진행해도 괜찮다"고 발언했다.
'제보 공작 의혹'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처음 제기한 것으로, 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을 제보한 인물이 민주당과 연관돼 있다는 주장이다. 즉, 제보 자체가 '야당발(發) 공작'이라는 취지로, 여당은 이를 '공작'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구명 로비 의혹을 바탕으로 김건희 여사까지 특검 범위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제보 공작 의혹이 오히려 정치적인 공작일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제보 공작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김규현 변호사와 장경태 민주당 의원 또한, 해당 의혹에 대한 수사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변호사는 2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제보 공작이라는 표현 자체가 공작"이라며 "수사를 받을 준비가 돼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장경태 의원도 같은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동훈 대표가 언급한 '제보 공작 의혹'을 포함한 해병 특검법에 찬성한다"며 "한 대표는 말로만 그치지 말고 집권여당 대표답게 법안을 발의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장 의원은 "특검은 나를 포함해 제보 공작 의혹을 처음 제기한 권성동 의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 이종호 씨 등과 관련된 단톡방 인원 전원을 대상으로 수사해달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삼부토건 투자 의혹까지 조사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한동훈 대표는 19일 기자들과 만나 해병대원 특검과 관련해 "당내에서 많은 의견을 수렴 중"이라며 "특검에 제보 공작 의혹을 포함시키자는 의견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제보 공작 의혹이 상황을 뒤집을 만한 중대 사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와 같은 논의가 오히려 민주당에 기회를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제보 공작 의혹이 김건희 여사와도 연결될 수 있어, 한동훈 대표가 이 문제를 경솔하게 건드렸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친한(親한동훈)계로 분류되는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한동훈 대표의 특검안이 당의 공식 입장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 "국민의힘의 입장으로 확정하기는 어렵다"며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으며, 그 의견들을 신중하게 청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해병대 특검법과 관련해 당내에서 추가 논의가 이루어졌는가"라는 질문에 "한동훈 대표가 여러 의원들의 의견을 청취 중이라는 것 외에, 관훈토론에서 밝힌 입장 이상으로 진전된 논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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