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장석용(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김규현(경희대 예술디자인대학 명예교수, 디자이너) 작가가 9월 28일부터 12월 8일까지 사랑의교회 사랑아트갤러리에서 ‘20세기 포스터 걸작전(Landmarks of 20th Century Poster)을 열고 있다. 김 작가는 예술가이면서도 가치 있는 포스터를 수집해 온 컬렉터이다.
전시작들은 작가가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 유학 시절과 뉴욕 활동 시기부터 삼십여 년간 수집한 것이다. 320여 점의 전시작은 20세기의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포스터 150점, 디자인 역사자료 포스터 160여 점, 디자인 역사에 의미 있는 의자 12점 등이다.
김 작가는 ‘디자인은 실체를 보고 만져보고 내 품에 안아야 알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가졌었고, 이 생각이 또 다른 꿈, 디자인박물관 설립의 꿈을 갖게 했다. 주말이면 프리마켓, 고미술품점, 박물관 등을 다니면서 디자인제품, 영화 음반, 책을 모으기 시작했다.
김 작가는 포스터는 박물관을 만들면 교육용, 전시용으로 쓰겠다고 생각하고 수집하다가 우연히 디자인 전문서점에 걸려있는 레코드 크기의 포스터를 발견하게 된다. 서점 주인의 도움으로 참 귀한 작품들인 이 포스터의 전체 시리즈 50장을 힘들게 구매했다.
이번 전시회에 그 가운데 27점이 전시된다. 원본 포스터를 리 프린트한 포스터로 박물관, 미술관의 원본 포스터 대신 전시되는 1910년, 1920년도의 대표적인 디자인 작품들이다. 김규현 작가의 컬렉션은 한 세기를 넘길 정도로 광범위하다.
작가에게 영화 음반에 해당하는 것이 포스터였다. 음반을 자세히 보면 Cover Design by ○○라고 쓰여 있다. 작가는 이 ‘누구’를 알기 위해 책을 샀고, 이렇게 모은 제품들, 가구들, 음반들, 포스터 등을 통해 디자인 역사를 실질적으로 체험하게 되었다.
이번 전시의 실마리 역시 영화, 영화음악에서 출발하였다. 영화 음반과 LP 크기의 디자인 사조 관련 포스터 이야기가 「20세기 포스터 걸작전」으로 발전되었다. 전시회는 20세기 대표 디자이너, 조각가, 화가, 건축가들이 디자인한 포스터 작품들을 소개되고 있다.
작가는 이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세계의 디자인·문화 역사의 흐름을 알게 되어 그 시대의 문화를 알아가고 분별함으로써 앞으로 다가올 문화에 대해 대응하며 선도해 나가는 지혜와 품격을 갖추어 나가는 데에 도움이 되기를 소망한다.
전시장 내부 구성은 벽면 상단에 디자인 100년사를 비추는 160장의 포스터를 중심으로 시대의 상징 그래픽들이 전시된다. 그 하단에 20세기 주요 이슈들, 문화 예술 사조들이 키워드 중심으로 나열되어 있다. 그 아래에 크고 작은 포스터들이 140여 점이 전시되었다.
작가 및 작품 설명이 작가의 사진과 함께 한글과 영문으로 설명된다. 벽면 코너에는 시대를 대표하는 의자 12개가 놓여 있다. 전시장은 시대의 문화적 사조와 이슈들을 입체화하고자 위와 같이 구성되었다.
일반 관객에게 공간과 구성이 다소 힘들지 모르지만, 작가는 이런 이유로 전시가 계획되었다고 한다. 작가는 수백 장의 포스터와 수집품에 생명을 불어넣어 세기를 관통하는 문화예술 변천사를 눈으로 읽는 재미를 만끽하게 한다.
40년 가까이 보관한 포스터들이 교회에서 전시되고, 전시작들이 누가, 어느 시기에, 어떤 주제를 표현한 것인지를 알려주는 설명이 특이하다. 전시 개관일은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토요일과 주일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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