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고나은 기자
기독교복음선교회(JMS) 교주 정명석 씨가 여성 신도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7년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9일 준강간, 준유사강간,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 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한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과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 명령도 유지됐다.
정 씨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 사이 충남 금산군의 수련원 등에서 23차례에 걸쳐 홍콩과 호주 국적의 여성 신도들 및 한국인 신도들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정 씨는 과거에도 20대 여성 신도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18년 2월 출소했다. 그러나 출소 이후 다시 신도들을 상대로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 씨는 외국인 피해자들이 자신을 허위로 성범죄자로 몰아갔다며 맞고소하기도 했으나 법원은 피해자들의 증언을 인정했다. 조사 결과, 정 씨는 자신을 '메시아'로 칭하며 신도들을 세뇌시킨 뒤 이를 종교적 행위로 위장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재판 과정에서 정 씨 측은 "신도들은 세뇌되거나 항거불능 상태에 있지 않았으며, 자신은 메시아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꾸준히 설교해왔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법원은 종교적 세뇌가 지속적이고 일관된 경우 이를 항거불능 상태로 간주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정 씨의 성적 행위를 종교적으로 필요한 행위로 믿거나 정신적 혼란으로 인해 판단 능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거부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정 씨의 성범죄 혐의를 전부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2심에서는 1심에서 선고된 징역 23년이 양형 기준을 벗어났다는 이유로 징역 17년으로 감형됐다. 2심 재판부는 양형 기준에 따라 권고형 범위 내에서 형량을 선고해야 한다며 이를 징역 4~19년으로 설정했다.
정 씨가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2심 판결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이를 기각했다.
한편, 정 씨는 추가로 다른 여성 신도들을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한 혐의로도 기소되어 현재 대전지법에서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다. 만약 추가 혐의에서도 유죄가 인정될 경우 형량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정 씨의 범행을 도운 것으로 지목된 JMS의 2인자 정조은 씨는 홍콩 국적의 여성 신도에게 잠옷을 건네주며 "여기서 주님을 지키며 자라"라고 지시하는 등 범행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조은 씨는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형을 확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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