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nbn시사경제] 권대정 기자
[양동익의 정책칼럼] 최근 수십 년 동안 대선 이슈의 중심은 항상 경제였다.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한 IMF사태 이후 어느 순간도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지 않은 경우가 없었다.
신기한 것은 그럼에도 국가의 재정규모는 2배 가까이 커졌고 1인당 GDP도 3만 불을 넘어서며 이제는 피부로 누구나 느끼는 선진국 사회가 되었다. 그러나 지금도 불경기에 대한 푸념이 입에 붙어 있다. 문제는 경제 선순환 구조의 문제이다.
제5공화국 전두환 정권시절 경기가 좋았다고 말한다. 그것은 경제활동인구의 비중이 컸으며 두터운 중산층에 의해 국가경제 발전이 선순환을 이룬 결과이다. 최근 소득불평등 지수를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OECD국가 중 하위를 기록하며 사회 불평등 구조가 심화되었다. 지니계수는 소득불평등의 정도를 표현하는 함수 값으로 0과 1사이 값에서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한 수준을 나타낸다. 또한 통계청에서는 5분위 소득을 통해 각각 상위 20%와 하위 20%의 평균소득의 비율로 불평등지수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단순한 수치는 사회적 현상을 정확히 나타낼 수 없다. 수치만으로 국가경제의 부가 상위층에 집중되었다는 박탈감만을 느끼게 할 뿐이다.
국가경제발전이 특정 사람에게만 집중되고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이다. 소득분배의 문제가 상위 소득에만 관심을 갖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사람들은 자신보다 높은 것만을 바라보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불평등지수가 커지는 이유는 하위 소득의 상대적 빈곤이 커진 이유가 더 크다. 수명이 연장되고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는 사회적 현상에서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으며 청년 일자리의 부족으로 경제활동인구의 전체 소득 발생이 줄어들고 경제활동에 진입하기 어려운 사회적 현상이 감안된 것이다. 이로 인한 실생활의 실물경제가 위축하게 되고 이를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국민이 느끼는 경기 체감은 경제정의의 실현을 위한 중요한 지표가 된다. 거시경제의 지표가 아무리 커지고 성장을 거듭하더라도 체감경기가 나쁘다는 사실이 계속된다는 것은 소득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사회적 지표다. 그리고 사실상 국가경제에 있어 내수시장의 역동적인 선순환 구조는 가장 중심이 되는 밑바탕을 이루고 있다. 기술혁신과 기간산업의 발전이 국가경제를 이끌어간다면 국민경제의 실물경제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차원에서도 사회 불균형의 문제와 사회복지문제는 간과될 수 없다. 이는 취약계층의 국가지원에 한정된 문제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국가경제차원의 직접투자로 바라보아야 하는 시각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경제활동인구에 대한 취약한 부분을 지원하는 것은 안정된 세수기반을 만드는 것이고 취약한 노약자에 대한 지원은 소비를 통해 국민경제의 선순환 기능을 만드는 일이 된다.
소득이전을 위한 국가재정의 역할은 적극적이어야 한다. 경제구조의 확대와 시장주의의 확대는 낙오자를 만드는 것이고 기대수명의 증가는 자연스런 노인층의 빈곤화를 막을 수 없다. 또한 새롭게 사회에 진입하는 청년층의 평균소득율이 상대적으로 결코 좋을 수는 없는 것이다. 지금 선별적으로 시행되는 복지정책은 오히려 행정적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고 이에 대한 행정력의 낭비도 심각하다. 하위 소득 30%를 기준으로 재정지출이 일괄적으로 이루어지면 노인빈곤층, 청년 취약층, 한부모 가정, 소년소년가장 등 모든 취약계층이 포함되며 더불어 여러 실패로 인해 낙오된 경제활동인구의 재기를 도울 수도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다는 것은 여러 기회를 통해 사회의 혜택을 이미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만 한다. 결코 자신의 노력만으로 이룬 결과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월 50만원 기준으로 년 600만원을 2,000만 명에게 지급이 이루어지려면 120조 원이 필요하다. 보건복지 예산 200조원을 넘어서는 우리나라에서 충분히 복지항목의 조정만으로도 가능한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복지예산 비율이 OECD국가 평균 GDP대비 20%에 훨씬 못 미치는 11% 수준으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예산 규모는 점차적으로 늘려나갈 수 있다. 또한 복지재정을 장기적으로 늘려나가는 과정에서 하위 30-50%를 대상으로도 하위 30%에게 지원되는 금액의 50%수준으로 확대할 수 있다.
국가보증제도의 확대는 효율적인 재정지출의 방안이 된다. 흔히 중소기업 대출이나 창업자금 등 국가보증을 포함해 이자감면혜택 등 일반화되었다. 그러나 사실상 조건이 꽤나 까다롭고 금융심사가 기존의 금융기관을 통해 기업의 재무 상태가 기준이 되어 일어나기 때문에 그 혜택을 본다는 것은 쉽지 않다. 국가보증제도는 일정부분의 손실이 감안되어 실시되는 것으로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실을 국가가 대신 갚아주는 제도다. 그리고 손실액을 국가예산에 편성한다. 국가보증제도의 확대는 그 대상에 대한 손실수준을 예상하여야 하고 국가의 손실을 감안하여 적극적으로 금융지원을 함으로써 효율적인 지원이 될 수 있다. 청년을 포함한 경제활동인구에 대한 국가보증의 확대는 국가의 신용을 바탕으로 하는 효율적인 지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국가전체의 가계대출에서 부동산대출 비중이 30%에 육박하고 1700조원에 이르는 국가경제 지표를 감안한다면 부동산가격 안정을 위한 정책연동은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강소기업을 많이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누구나 입에 익숙해진 정치적 구호에 불과한 것이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간산업을 육성하고 투자를 지속하여 나가는 것도 중요하고 강소기업 등 중소기업의 산업기반을 키우는 것도 어느 하나 소홀할 수 없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호 공존하는 산업생태계의 완전한 구축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또한 자영업의 육성은 기업육성을 위한 배후 기반으로 육성될 수 있어야 하고 생계형자영업의 안정된 영업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는 것이다. 자영업의 업종구분과 정책을 달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이는 업종의 특성을 잘 이해하여야 하고 택배기사, 배달노동자 등 자영업 수준의 노동자의 권리와 계약환경도 개선되어야 하는 것이다.
특히 문화컨텐츠 산업을 현실화하는 것은 주어진 숙제이다. 문화예술분야의 경제적 가치창출은 생각보다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 범위가 광범위하다는 현실도 존재하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접근하지 못하는 피상적인 사고도 문제가 있다. 문화컨텐츠의 생산은 화수분 같이 무궁무진한 것이고 이는 문화적 사회 환경을 바탕으로 조성되어진다. 국가의 정책은 문화적 사회 환경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이고 그 결과에 대한 세밀한 분석 능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일반 행정 차원의 막연한 정책수행을 지양하기 위해서는 분야별 전문 인력양성과 문화행정직 신설은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문화예술이 경제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것은 혁신기술에 의한 산업발전에 못지않는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문화컨텐츠 기반 산업의 핵심은 인력에 있다. 다양한 분야의 문화생활이 일상화되고 이로 인한 전문 인력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구조가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문화컨텐츠의 산업기반은 기업을 통한 사업 창출에 앞서 전반적인 문화생활을 통해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일자리 창출의 핵심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에너지 전환의 시대를 맞고 있다. 화석연료에 의존했던 시대를 넘어 친환경에너지 생태계 구축이 국제경쟁력의 심장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한때 석유패권이 세계를 지배하는 중요한 이유가 되었던 것처럼 새로운 시대는 친환경에너지 기술이 세계 패권의 중심이 되고 있다. 석유와 석탄으로 대변되는 화석연료는 자원탐사를 통한 실체에 의존한 것이지만 친환경에너지의 출현은 기술혁신과 자본에 달렸다. 이는 인내의 문제이다. 친환경 자원은 무궁한 것이지만 기술발전과 에너지 생산 비용의 절감에 달렸기 때문이다. 상용화하기까지 지금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지속적인 국가차원의 지원과 투자가 요구된다. 태양광에서부터, 수소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 풍력과 조력 등 관련 산업을 섣부르게 민간으로 사업화하는 것은 문제가 많았다. 태양광과 풍력 등 고비용의 생산 시설과 보조금 지급에 의한 민간 전력 시장의 운영은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오히려 국가재정을 낭비하는 요인으로 재정의 효율적 운영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시장의 혼란은 친환경 경제체제를 구축하는데 있어 방해요인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친환경에너지 사업은 공공이 주도해야 한다. 그리고 전력의 민영화와 전력시장의 다변화는 에너지 전환 시기에 고려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도로, 공용주차장, 공공건물 등 공공 부지를 활용하여 국가 SOC사업으로 진행하여 적정 수준의 생산비용이 달성되는 시기까지 인내를 갖고 공공사업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정부의 SOC사업예산을 생활SOC와 같은 전시성 예산으로 활용할 것이 아니라 친환경에너지정책으로 일대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에너지복지와 연결된 문제이고 저렴한 에너지비용을 국민에게 공급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미래 첨단기술의 산업발전을 위한 연구개발비의 현재 수준은 지속되어야 한다. 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19년 기준 4.64%로 세계 2위 수준으로 1위인 이스라엘은 4.94%이다. 공공부문의 연구개발비의 효율적 집행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한 상황이고 이는 미국이나 중국을 기준으로 하면 절대금액에서는 한 참에 못 미치는 수준임을 감안하여야 한다.
국가예산의 효율적 운영은 국민경제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는 것으로 집행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국가예산이 소모성 예산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가예산의 집행이 국가경제의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는 책임의식과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국방예산의 경우에도 국방기술의 선순환경제구조를 이루어야 한다. 앞으로 실현되어야 하는 모병제의 경우도 관련 예산이 청년 일자리 예산의 성격을 갖고 군이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수 있도록 군 전반에 걸친 직제개편과 병과의 다양성도 필요하다.
청년일자리의 다양성 확대는 국가가 필요한 업종을 발굴하고 이를 정책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통상무역인력의 확대는 우리나라의 외교통상의 영역이 확대에 따른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나라가 아직도 패쇄적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고 일자리에 대한 인식이 국내에 머무르는 이유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사회 전반에 걸친 무역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여야 하며 이에 상응한 인력을 양성하는 문제는 우리의 통상영역이 확대에 따른 적극적인 행보가 될 수 있다. 퇴직한 우수한 인력의 재취업의 영역을 넓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청년일자리를 만드는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 국내에 들어와 공부하고 있는 수많은 유학생 인력을 활용해야 하며 이들과 연계하여 해외통상 사업을 공동으로 하는 경우 지원하는 제도는 효율적인 인력활용이 될 수 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당면한 문제이다. 노동인력이 시장을 형성하고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단어자체의 의미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노동자와 사용자의 중간 입장에 서서 노동의 문제를 다룬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한 번의 선택에 의해 조직의 일원이 되고 이를 통해 평생을 보장받는 것 또한 합리적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개인의 입장에서 볼 때에도 한 직장에 종속된 구조에 의해 선택의 제한을 받는다는 사실도 개인에게 있어 자기발전의 기회를 상실하고 심각한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일이기도 한 것이다. 고인 물이 썩는 것과 같이 패쇄적 조직 구조를 이루는 것은 노동시장을 경직시키는 이유가 된다. 이는 회사 조직뿐만 아니라 공공조직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이다.
경제 선순환 구조를 이룬다는 것은 사회 조직의 역동성을 유지하는 문제와도 직결된다. 조직의 역동성은 사회의 인력이동이 자유로운 노동시장을 기반으로 한다. 노동법 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비정규직과 정규직에 대한 무 개념적 용어에 집착하고 있다. 중소상공인 사용자와 노동자에 준한 계약직 자영업자의 다수가 노동조합이 주장하는 노동의 권리의 사각지대에 놓이거나 이와 배치된 입장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여야 하는 것이다. 노동조합원수가 전체 노동자의 10%인 250만 명이라면 자영업자 수는 400만 명에 이르고 자유계약직 자영업자를 포함하면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5명이상의 사업장으로 근거 없이 기준 되어 있는 노동법의 적용범위를 매출기준으로 개편해야 하며 최저임금제의 적용도 일정범위 이상의 사업장에만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미래경제의 장기적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한 국가가 경제적 환경을 보다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목표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주어지는 외부적 환경에 의해 즉흥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은 국민경제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이유가 되는 것이므로 이를 경계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다. 장기적인 경제계획은 국민이 공감하고 이를 합의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것이고 적어도 10년-20년 또는 궁극적인 사회경제철학의 목표를 미리 세워야 하는 문제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정치권은 장기적인 목표와 사회경제철학을 먼저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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