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노준영 기자
행안부 산하에 경찰국 신설에 반발해 사상 처음으로 전국 경찰 총경급 간부들의 모여 이에 대한 항의를 표출했으나 회의를 처음 제안한 류삼영 울산중부서장(총경)을 경찰청이 즉각 대기 발령하고 수십명에게 감찰 처분을 내림으로써 경찰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반발해 일선의 경위·경감 회의 개최까지 예고돼 경찰의 난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서울 광진경찰서 소속 김성종 경감(경찰대 14기)은 경찰 내부망에 ‘전국현장팀장회의 개최(부제 : 감찰탄압 당장 중단하라)’라는 글을 올렸다.
김 경감은 “총경들의 합법적인 회의에 징계·감찰 탄압이라는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이하 지휘부들의 비상식적인 행동에 앞장서서 맞서 싸우고자 한다”며 “지휘관을 가장 지근에서 보좌하는 일선 현장 팀장들인 우리가 지휘관을 지키기 위한 회의를 개최하고자 한다. 지휘관에게 해를 가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를 베고 나서야 가능할 것”이라며 참석을 촉구했다.
23일 오후 2시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에는 총경 190여명(대면 참석 50여명·비대면 140여명)이 참석해 4시간 동안 회의를 진행했으며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은 “역사적 퇴행”이라고 주장했다.
전체 총경 710명 중 357명이 경찰인재개발원으로 화환을 보내 공감을 표했으며 이날 회의에서 경찰국 신설에 찬성하는 의견은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 류삼영 총경의 전언이다.
경찰청은 총경 회의 종료 후 약 2시간 만에 류 총경을 대기발령 인사 조치하고, 회의 참석자들을 상대로 감찰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혀 속전속결의 의지를 나타냈다.
경찰청은 만류에도 불구하고 회의에 참여한 것은 국가공무원법 및 경찰공무원 복무 규정상 복종·지시 의무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고 참석 간부들은 “현안에 대해 논의한 게 무슨 의무 위반이고 하극상이냐”고 저항했다.
한 참석자에 따르면 회의 결과를 성명으로 발표하려다 청장 후보자에게 부담이 될 것을 우려해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는데 즉각 대기발령이나 감찰 조사가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한 참석자는 류삼영 총경의 대기발령과 관련해 “경찰국이 생기면 어떤 일이 생길 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앞으로 경찰간부들은 누구의 눈치를 보게될 지 명약관화하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국가공무원노동조합 경찰청지부 및 경찰청주무관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정당당하게 조직의 미래를 논의하고자 모인 총경들에 대해 왜 감찰 조사를 지시하는가”며 류 총경 대기발령 취소 및 감찰 조사 중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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