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이송옥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대구시청에서 만났다.
홍 시장은 이날 이 대표에게 "윤석열 정권에서 대부분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통령실에 있다"며 "정부가, 집권세력들이 정치에 노련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러면 민주당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국정을 풀어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민주당이 현안을 처리하는 게 속도감도 있고 아주 빠르다"고 덕담했다. 홍 시장은 "우리 당은 (내가) 거의 30여 년 이 당에 있었는데 잘못하고도 스스로 책임지는 사람을 본 일이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대해선 "문제되는 사람들이 민주당은 즉각즉각 탈당해서 당의 부담을 덜지 않느냐. 그런데 우리 당은 그렇게 안 한다"며 "애들이 욕심만 가득 차서 당이야 어찌 되든 말든 내가 살아야겠다는 그 생각으로 하고 있다. 당에 대한 근심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우리가 정치를 하더라도 정책을 비판하고 논쟁하는 건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인격을 폄하하면 그때부터는 정상적 논평이 안 된다"며 "옛날에 저희가 DJ 시절이나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여야가 상임위에서 싸워도 끝나면 바로 여의도 포장마차 가서 다 풀고 이튿날 또 싸웠는데, 옛날에는 그런 풍속이 있었는데 (지금은) 여야 관계가 그런 풍토가 없어졌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원로이시니까 당에도 그런 말을 한 번씩 해주시면 좋겠다"고 전하자 홍 시장은 "이야기를 하는데 당 대표가 좀 옹졸해서 말을 잘 안 듣는다"고 김기현 대표를 비판했다.
이 대표가 웃으며 "(남의 당이라) 말씀드리기 좀 그렇다"고 말하자, 홍 시장은 "대표가 좀 옹졸해서, 얘기하니까 상임고문 해촉하고 그러지 않느냐"고 답했다. 홍 시장은 "희한하다. 상임고문 해촉된다고 (내가) 할 말 못할 사람은 아닌데 그걸 모르는 모양"이라고 전했다.
홍 시장은 간호법과 관련해선 "민주당이 어느 (특정) 진영을 위해 전력으로 힘을 쏟는 것은 민주당스럽지 않다"며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나 어느 진영을 위해 봉사하는 정당이라기보다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정당이 돼야 하고, 직역에 따라 서로가 목을 내놓고 싸우고 있는데 어느 한 직역의 편을 들어버리면 상당히 당 입장도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이에 이 대표가 "간호법 문제는 여당도, 대통령도 공약한 일 아니냐"고 묻자 홍 시장은 "공약 아니라던데? '간호사 처우 개선은 공약한 적 있지만 간호법 제정은 공약한 적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인 것 같다"고 했다.
홍 시장은 "(간호법의 국회) 통과 과정이 정상적 과정은 아니었다. 그래서 대통령이 그것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정치라고 하는 게 원래 이해를 조정하는 것 아니냐. 모든 사람이 동의하면 정치가 나설 일이 없을 것"이라며 "합리적 선의의 경쟁이 정치의 본질인데, 정쟁에서 전쟁 단계로 돌입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홍 시장도 "지금은 적과 동지밖에 없다. 그게 참 안타깝다"고 공감을 표했다.
한편 이 대표와 홍 시장은 서로 덕담도 주고 받았다. 이 대표는 "대구 물이 좋은지 얼굴이 아주 좋아진 것 같다"며 "시장님께서 리더십이 아주 탁월하셔서 대구가 새롭게 활기를 띤다는 소문이 아주 널리 퍼져 있다"고 홍 시장을 치켜세웠다.
홍 시장도 "대구시청이 생기고 민주당 대표가 방문한 것이 이 대표가 처음"이라며 환대했고 "민주당에서도 특별법 통과를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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