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모녀 전세사기단' 주범, 1심에서 징역 10년... 선고되자 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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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모녀 전세사기단' 주범, 1심에서 징역 10년... 선고되자 졸도
  • 서월선 기자
  • 승인 2023.07.1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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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피해자 355명, 피해 금액 795억 원
주범, 모친 김씨 실신 뒤 휠체어 타고 퇴정
(사진출처=법원 로고)
(사진출처=법원 로고)

[nbn시사경제] 서월선 기자

수도권 일대에서 이른바 ‘무자본 갭투기’로 183억원대 피해를 낳은 ‘세 모녀 전세사기’ 사건의 주범인 모친이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전세사기 범행은 서민과 사회초년생인 피해자들의 삶의 기반을 뿌리채 흔드는 중대 범죄”라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준구 판사는 12일 사기와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 씨(58)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김 씨는 선고 직후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고, 약 15분간 법정 경위의 응급조치로 의식을 되찾았다. 이후 휠체어를 타고 퇴정했다.

이날 판결은 김씨가 지난해 5월 임차인 85명에게 보증금 183억여 원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로 처음 기소된 사건에 한해 선고됐다.

A씨는 2017년부터 두 딸 명의로 수도권 빌라 500여 채를 사들인 뒤 세입자들의 보증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A씨는 본인 돈을 들이치 않고 계속해서 빌라를 사들였다. 신축 빌라 분양대행업자와 짜고 분양 대금보다 비싼 전세보증금을 받았기에 가능한 범행이었다.

김 씨는 딸 2명의 명의로 빌라의 소유권을 이전하는 등 딸들을 범행에 가담시킨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 씨와 분양대행업자는 보증금 일부를 리베이트로 챙겼고, 해당 금액은 1건당 최대 5100여만 원으로 총 11억 85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두 딸과 분양대행업자와 함께 지난해 추가 기소됐다. 검찰이 보강수사를 거치며 세 모녀 전세사기 사건의 피해자는 355명, 피해 금액은 795억 원으로 늘어났다. 추가 기소 사건은 같은 법원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에게 배당돼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재판 과정에서 김씨는 “보증금 반환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피해자들에게 고통을 준 것은 유감”이라며 일부러 세입자를 속이려 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징역 1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는데, 법원이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검찰 구형량과 같은 형량이 선고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은 실질적 분양대금이 임대차보증금보다 낮다는 사실을 숨기고 마치 정상 반환될 것처럼 기망해 계약을 체결했고, 대행업체와 공모해 보증금 일부를 리베이트 명목으로 나눠 가지기도 했다”며 “결국 계약만료 때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음으로써 재산상 손해 입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 사기는 서민층과 사회 초년생의 밑천을 대상으로 범죄로 삶의 기반을 흔든다”며 “김씨가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피해자가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wsn77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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