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이어가는 여가부, '신림동 성폭행 사건'에도 원론적 답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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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이어가는 여가부, '신림동 성폭행 사건'에도 원론적 답변만
  • 강지원 기자
  • 승인 2023.08.2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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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대회 관련 기자회견 중인 김현숙 여가부 장관(사진출처=MBC 뉴스 캡처)
잼버리 대회 관련 기자회견 중인 김현숙 여가부 장관(사진출처=MBC 뉴스 캡처)

[nbn시사경제] 강지원 기자

잼버리 대회 파행으로 위기를 맞은 여성가족부가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신림동 성폭행 사건'에 대해서도 침묵을 이어가고 있어 '본업'마저 소홀히 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여가부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부처의 존폐 기로에서 타 부처와의 통합 또는 개편 등으로 '정체성 찾기'에 골몰해 온 여가부 직원들은 예상치 못했던 '잼버리 파행'이라는 대형 사태까지 겪으면서 사기가 떨어질대로 떨어진 분위기다.

특히 행사 파행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있지만, 부처를 이끄는 장·차관 등 수장들이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이 쏟아져 나오는 모양새다.

22일 연합뉴스와 정부 부처에 따르면 이에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21일 오전 내부망을 통해 “급박한 현장 대응 과정에서 발생한 혼선들로 인해 직원 여러분들의 업무와 일상에 끼친 불편함에 대해 미안함을 전한다”며 사과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부처 직원들 사이에서 이번 잼버리 파행은 사실상 '예고된 참사'였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 취임 이후 여가부는 단기간에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정책 발표에 치중한데다 대규모 국제행사를 다뤄본 경험이 없는 여가부가 준비 과정의 중요성을 간과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1년간 여가부의 정책 우선순위는 '학교 안팎 청소년 지원 강화'와 '은둔형 청소년 대책'에 방점이 찍혀 있었으며, 잼버리 업무 담당인 여가부 청소년가족정책실은 그간 전국 지자체 및 교육청과 학교 안팎 청소년 관련 업무협약을 맺는데 집중한 반면 김 장관이 잼버리 개영 전 현장을 살피기 위해 새만금 일대를 방문한 것은 4차례에 그쳤다.

그마저도 첫 방문은 국정감사 직전인 지난해 9월 이뤄졌고, 나머지 세 번은 잼버리가 임박한 4월 말, 5월 중순, 7월 말이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잼버리 대회가 파행으로 이어지자 여가부가 그 뒤처리를 아래 직원들에게 떠넘겼다는 불만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원이 283명에 불과한 여가부에서 77명을 현장 지원에 긴급 투입했으며, 이 중 잼버리와 무관한 부서의 직원이 포함됐음은 물론 휴가까지 반납한 직원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투입된 직원들에 대한 숙소, 식대 등 처우가 열악하고 출장 기간도 임의로 변경되는 등 혼선이 빚어진데다, 잼버리 책임소재를 가리는 국회 질의와 감사원 감사를 앞두고 막대한 분량의 자료 준비 요구까지 직원들에게 할당됐다.

거기에 현장을 지키라는 지시에도 불구하고, 김 장관은 숙영하지 않고 냉방이 잘되는 숙소에 있었던 것이 알려지기도 했다.

김 장관은 잼버리 파행 이후로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기자회견에 몇 차례 나오고는 이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언론 측에서는 잼버리 파행에 대한 입장 발표를 요구하고 있지만 국회 질의와 감사원 감사를 이유로 사실상 거절한 채 잇따르는 각종 논란에 해명성 자료만 배포하고 있다.

현장을 지키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여가부에서 지난 20일 '신변의 위협이 있었다'고 해명했으나 어떤 종류의 위협이 있었는지, 야영지를 떠날만한 상황이었는지 등 구체적 내용은 설명하지 않아 여전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같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 여가부가 최근 발생한 신림동 성폭행 사건에 대해서도 침묵을 지키면서 '본업'마저 태업하는 것이냐는 지적이 나오게 됐다.

한겨레는 22일 오전 보도를 통해 해당 사건의 피해자가 사망까지 이른 것을 두고 이 사건을 '페미사이드(여성 살해)'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21일 오전 열린 브리핑에서 사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조민경 여가부 대변인이 “여성안전 주무부처로서 여성안전에 대한 부분을 조금 더 챙기고 더 확실하게 지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은 것을 지적하며 "장관 보호’에만 신경을 쓰는 것으로 비쳤다'고 비판했다.

pinkkang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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