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고보경 기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단독으로 개최하여 '채 상병 특검법' 심사에 착수했다.
여당 의원들은 일방적인 상임위원회 구성안과 단독 회의 개최에 대한 항의로 회의에 불참했다.
이날 법사위는 전체회의를 열어 특검법을 상정하고 이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로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아직 법안소위가 구성되지 않은 상태여서, 오는 14일 소위원장과 위원을 선임한 후 법안을 회부할 예정이다.
정청래 신임 법사위원장은 전체회의에서 "입법을 원하는 국민적, 사회적 요구가 크고, 국회법 정신에 따라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 회의는 불가피했다"고 설명하며 회의 강행의 이유를 밝혔다.
앞서 '채상병특검법'은 지난달 28일 열린 21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에서 재의결이 무산되어 폐기되었다. 이에 민주당은 같은 달 30일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이를 수정·재발의했다.
법률 제정안은 관례적으로 20일의 숙려 기간을 거쳐 상정할 수 있으나, 야당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숙려 기간을 생략하고 바로 심의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따라서 '채상병특검법'은 소위 및 전체 회의 의결을 거친 후 하루의 숙려 기간을 거쳐 본회의로 회부될 예정이다. 다만 국회의장과 교섭단체 대표 간 협의에 따라 이 숙려 기간도 생략될 수 있다.
야당이 '채상병 특검법'을 서두르는 이유는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증거로 지목된 윤석열 대통령의 통화 기록 말소 여부와 관련이 있다. 윤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간의 세 차례 통화 내역이 공개되며 논란이 확산되었으나, 이 기록은 곧 말소될 예정이다.
통상 통화 기록은 1년간 보관되는데, 해당 통화는 2023년 7월 19일 이후 이루어져 보관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법사위 야당 간사로 선임된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수사 외압이 집중된 통화 기록이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 있는데, 1년이 지나면 통화 기록이 말소된다"며 "말소된다면 수사 외압에 대한 진실이 묻혀버릴 수 있어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출석하지 않았으며,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출석했다.
법사위는 오는 14일 법무부, 헌법재판소, 감사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원행정처, 군사법원 등 6개 기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기로 하고, 박성재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각 기관장의 출석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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