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조재희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28일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에 대해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이 그런 말을 했을 거라 믿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에서 그런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반론 입장을 냈다. 나는 그 말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전날 발간한 회고록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 왔는가'에서 2022년 12월 5일 윤 대통령과 독대해 나눈 이태원 참사 관련 대화를 공개했다. 이는 참사가 발생한 지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이다.
김 전 의장의 주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사고 책임을 물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사퇴시켜야 한다는 그의 건의에 대해 "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한 전 위원장은 민주당의 대응에 대해 "청담동 술자리 의혹 같은 근거 없는 주장도 전 당력을 동원해 정치공세를 펼치는 정당이 왜 2년 동안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 까먹었나, 아니면 없는 말을 만들어냈나"라며 김 전 의장의 폭로의 신빙성을 의심했다.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였던 박홍근 의원이 이러한 의혹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윤 대통령의 말이 진짜 그런 의미였고, 그렇게 이해했고 근거가 있었다면 1년 반이 넘도록 무엇을 했나"며 "사실이라면 대단히 심각한 발언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박 의원은 이날 새벽 자신의 SNS에 "윤 대통령의 잘못된 인식을 드러낸 대화를 (당시 김 의장으로부터) 생생히 전해 들었고, 지금도 메모장에 남아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의 메모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먹거리나 술집도 별로 없고 볼거리도 많지 않은데 그렇게 많은 인파가 몰렸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며 "우발적 발생이 아닌 특정 세력이나 인사에 의한 범죄성 사건의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박 의원의 메모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MBC와 KBS, JTBC 등 좌파 언론들이 사고 2~3일 전부터 사람이 몰리도록 유도한 방송을 내보낸 것도 의혹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한편 대통령실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해 나눈 이야기를 멋대로 왜곡해 세상에 알리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윤 대통령은 사고 당시 119신고 내용까지 다 공개하도록 지시했고, 최근에는 이태원특별법을 과감하게 수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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