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김채원 기자
국회 본회의에서 '간호법', '전세사기특별법', '구하라법' 등 민생과 직결된 법안 28건이 여야 간 합의로 처리됐다.
22대 국회 개원 이후 여야가 3개월 만에 이뤄낸 첫 번째 성과로, 그동안의 '단독 표결'과 '거부권' 반복의 악순환을 끊은 결과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앞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방송4법' 등 주요 쟁점 법안들은 추석 이후 본회의에서 재표결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 우원식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의 박찬대 원내대표, 국민의힘의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실에서 만나 법안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회담은 정오 무렵 마무리됐다.
박태서 국회의장실 공보수석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들은 오늘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방송4법, 노란봉투법, 25만 원 민생지원금법 등에 대한 재표결은 추석이 지난 뒤 9월 26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여야가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본회의에서는 구하라법을 포함해 택시운송사업발전법 개정안 등 총 28건의 법안이 전자투표로 처리됐다. 처리 시간은 약 40분 정도 소요됐다.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범죄피해자보호법 개정안, 예금자보호법 개정안,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법 개정안, 산업집적활성화법 개정안,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 등도 이날 통과됐다.
이날 통과된 간호법 제정안은 진료지원(PA) 간호사들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현재 PA 간호사들이 의사의 의료행위를 보조하는 상황을 고려해, 의료행위 자격을 부여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을 법안에 담았다. 보건의료노조가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여야는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원포인트'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통해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다. PA 간호사의 업무를 '의사의 일반적 지도와 위임에 근거한 업무'로 규정하고, 세부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가수 고(故) 구하라의 이름을 딴 '구하라법'은 양육 의무를 다하지 않은 부모의 상속권을 제한하는 법안으로, 구하라의 사망 후 약 4년 9개월 만에 국회를 통과했다. 해당 법안은 20대와 21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회기 종료로 폐기된 바 있다.
한편, 거부권 행사 법안에 대해 여야 간 입장 차가 여전해 다음 달 재표결 과정에서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도 양당 원내대표는 서로 다른 입장을 보였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내수 경기 회복을 위해 제안한 법안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으로 인해 다시 국회로 돌아온 것이 아쉽다"며, "민생 회복을 위해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늘 민생법안이 처리된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민생회복지원금 특별법에 대해 "우리는 이를 '현금 살포법'이라고 부른다"며, "실효성 없는 법안 대신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지원할 실질적인 방안을 제안해달라"고 반박했다.
양당은 추석 전 당대표 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애초 회담은 25일로 예정됐으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연기됐다. 회담에서 논의될 의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제안하는 한편, 민주당은 해병대원 특검과 민생회복지원금을 내세우고 있다.
cw200179@gmail.com
nbn 시사경제, nbnbiz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