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n시사경제] 고보경 기자
정부가 서민과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불법사금융 척결과 대부업 제도를 전면적으로 손본다. 금융위원회는 9월 11일 관계부처와 협력해 "불법사금융 척결 및 대부업 제도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고금리와 경제 회복 지연으로 불법사금융 피해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다.
우선, 불법사금융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대부업법을 개정해 ‘미등록 대부업자’를 ‘불법사금융업자’로 명칭을 변경한다. 이를 통해 국민들이 불법업체와의 거래를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했으며, 통신요금 고지서나 대부중개사이트에서 불법업체 여부를 확인하는 기능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대포폰을 활용한 불법대부 및 불법채권추심 행위를 차단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한 대부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대부중개사이트 관리감독이 한층 강화된다. 현재 지자체가 관할하는 대부중개사이트의 등록기관을 금융위원회로 상향하고,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전산·보안 설비 등 필수 요건을 갖추도록 의무화한다. 아울러, 대부업체와 중개업체가 취득한 개인정보를 판매하거나 불법 유통하는 행위도 금지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강력한 제재가 뒤따른다.
영세 대부업자의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 지자체 등록 대부업자의 자기자본 요건도 대폭 상향된다. 개인 대부업자의 자본 요건은 1천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법인은 5천만 원에서 3억 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또한, 쪼개기 등록을 막기 위해 대부업체 대표가 다른 대부업체에서 겸직하는 것을 제한하는 방안도 도입된다.
불법대부행위에 대한 처벌 수위도 강화된다. 미등록 대부업 운영, 최고금리 위반, 정부나 금융기관을 사칭한 대부업체에 대해 처벌 기준을 상향하고, 허위계약 기재 등에 대한 과태료도 크게 높인다. 이에 더해 불법사금융업자의 반복적인 범죄를 차단하기 위해 불법 대출 계좌 개설 제한과 유죄 판결 시 전자금융거래를 제한하는 조치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불법사금융 범죄로 인한 이득을 박탈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된다. 폭력, 협박, 인신매매 등과 연계된 반사회적 대부계약은 무효로 하고, 불법사금융업자가 받을 수 있는 이자율을 현행 20%에서 6%로 대폭 줄일 방침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불법사금융이 서민과 취약계층의 일상을 파괴하고 있는 만큼, 이번 대부업 제도개선 방안을 통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정부와 관계기관이 합심해 빠르고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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